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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여름 2018

[도서] 소설 보다 : 봄-여름 2018

김봉곤,조남주,김혜진,정지돈 공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해준과 나는 낮 시간 동안 이케아에서 한차례 쇼핑을 끝내고, 집 근처 대형마트로 옮겨와 지난 보름간 미뤄온 장을 몰아보고 있었다.” 한 커플의 일상적인 주말 모습이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계산대에서 혜인이 보낸 문자를 보았으나 당장에 손이 모자라 호주머니에 휴대전화를 쑤셔 넣었다.”는 문장에서.

이케아에서 쇼핑했다는 문장에서 겨우 열 줄 아래에 있는 문장이었다. 여성에게 하는 행동 묘사로 보기에는 조금 거칠었다, ‘쑤셔 넣었다.’는 문장은. 혹시 해준이가 여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박연준 작가도 이름에 이 들어가지만 여자니까.

저런.. 점점 분위기가 이게 아닌데 싶어서 읽던 책을 뒤집어 놓고 검색창에 김봉곤 작가 이름을 넣어보니 퀴어 문학’ ‘커밍아웃이 떴다. 게이 소설가였구나.

 

한국 문학하는 소설가 중에 게이 소설가가 있었던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의문이 풀리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입구가 넓은 유리병에 들어있던 깨가 쏟아지듯 순식간에 이 단편의 매력이 느껴졌다.

 

김봉곤 작가의 시절과 기분은 그의 사적인 생활이 어느 정도 개입 된 것 같은 단편소설이다. 거부감, 이질감이 전혀 없었던 까닭은 주인공 와 내가 금세 동일시되었기 때문이다.

이건 흡입력과는 다르다.

주인공인 가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집으로 되돌아오는 큰 사건 없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는 나의 이십대가 떠올랐다. 내가 이 단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한데 중복적인 동일시정도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는 실재하는 존재인 작가 김봉곤처럼 느껴졌고, 또 독자인 로 느끼는 것.

 

시절과 기분이 포함된 이 책, 소설 보다소설 보다의 첫 책으로 이 계절의 소설선정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라고 한다. 문고본의 형태를 보이고 있고 작고 얇아서 핸드백 속에도 쏙 들어간다. 거기다 더할 나위 없이 충실한 내용물을 담고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옛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랬다. 이후로 이어질 조남주의 가출, 김혜진의 다른 기억, 정지돈의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또한 내가 시절과 기분을 읽고 느낀 것과 같은 기분일 것 같다. ‘오래도록 옅게기억에 남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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