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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도서]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저/박규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대학 시절 내 다이어리에는 故피천득 선생님의 『나의 사랑하는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름대로 나만의 '나의 사랑하는 생활'을 써서 붙여두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글은 "나는 이런 생활을 사랑한다. 내 통장엔 언제든 원할때 빼서 쓸 수 있는 돈이 백만원쯤 있는 생활을 사랑한다."로 시작한다.

아마 스물 한 두 살 때 인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손 발이 오글저릴 정도의 글이지만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내가 바라는 '행복'을 정의해 놓았던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들어가면서 그 꿈은 이루어졌고 원하는 만큼 책도 사고, 옷도 사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정신적으로 마음껏 풍요로워 질 수 있을만큼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져서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내 미니홈피에 글을 남길 정도였으니.

 

 그러나 전직(轉職)에 무난히 성공하고 결혼을 하면서 부터 내가 꿈꾸었던 '행복'

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문제될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남보기에 그럴듯한 직업과 가정적인 남편, 안녕한 집안 등 겉보기에는 부족함이 없

는 생활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원하는 책을 사보고 있고 이미 내 집 마련엔 성공했고 은행에 갚을 융자도 빚도 없는 일단은 안정되고 안락한 생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과 불행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복한 삶이 이런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우리의 행복 체험도 그다지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 습관화와 대비효과에 쉽게 노출되고, 지속성을 자주 간과하고, 정점과 종착점을 과대평가하고, 개별적인 평가와 전체적인 평가의 차이가 심하고, 우리에게 진정으로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자주 착각한다. 그러니 우리가 언제 어떻게 행복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있겠는가? p. 31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의 저자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 행복은 분명히 혼자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남의 행복만 힐끔거린다면 행복은 아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절대적 행복을 좇는 일도 헛된 짓입니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p.20'

 

 저자의 말 처럼 '절대적 행복'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네잎클로버는 어떤가요? 책날개에는 세 잎 클로버를 물고 있는 나의 사진이 있습니다. 대체 누가 세 잎보다 네 잎이 더 좋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네잎클로버의 특징은 단 한 가지, 세 잎 클로버보다 드물다는 것뿐 입니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죠?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보기 드문 대상에 연결 시켜 놓고는 자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억울해합니다. 제 발등을 제가 찍은 셈이죠. 정말 바보 같은 짓입니다. p.62

 

 '절대적 행복'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해서 행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 행복을 보기 드문 대상에 연결 시켜 놓고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억울해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공허함'과 왠지모를 행복에 대한 '회의'는 저 높은 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손이 닿지 않아 갖지 못한다며 억울해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이 책은 '행복'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웃음을 주고 독자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뿐이다.

기발한 저자의 사진들과 생각들에 박장대소하다보면 어느새 후련해진다. 이런 감정

들이 '행복'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순간순간의 소소하면서도 깔끔한 감정들이 '행복'의 근원이 아닐런지..

  


 

 행복은 기대를 관리하는 일이다. 세상은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모습과 다를 때가 많다.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심각할 건 없다.

책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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