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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도서] 타샤의 정원

타샤 튜더,토바 마틴 저/리처드 브라운 사진/공경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천국이 있다면, 그리고 천국에서 각자가 원하는 집을 하나씩 가지고 살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타샤 튜더의 집을 선택하고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에 맞는 아름다움과 기품이 있는 그녀의 정원은 사진으로만 봐도 흐뭇하고 황홀하다.


 타샤 튜더는 서너 살 때 쯤 부모님의 친한 친구였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집에 방문했다가 노란 장미의 일종인 ‘휴고 신부의 장미’를 보고 꽃을 키우며 꽃과 생활하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나이에 벌써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꿈을 갖았다는 것이 참 놀랍다.

그녀 말대로 정말 18세기에 살다가 환생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흔 살이 넘은 지금도 장미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답니다.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정말 되고 싶다. 라고 생각하며 꿈을 좇는 일이 즐겁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그 모든 것의 해답을 알 수는 없어요. 그러니 더 많이 알고 싶거나 더 연구하고 싶은 꿈에는 끝이 없는 거죠. 더 배우고 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은 누구든지 언제라도 누릴 수 있는 으뜸의 기쁨이랍니다.  타샤 튜더


 타샤 튜더에게 ‘꽃’이 그런 의미라면 내게는 ‘책’이 그렇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

수록. 돈을 더 벌수록, 시간이 빠듯할수록.  나의 지적 호기심과 욕구는 커진다. 책을 탐하고 애무하고자 하는 욕망도 커진다. 그래서 한 동안은 조바심을 내면서 살았다.

시간을 좀 더 내기 위해서,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진공으로 빨아들이고 싶을 정도의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서.. 종종걸음으로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시간은 빠듯했고 내 머리와 가슴에서 흡수할 수 있는 책의 양도 한계가 있었다. 나이가 더 들면 책을 지금처럼 집중해서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나의 강박 관념은 타샤 튜더의 현명한 가르침으로 깨졌다. ‘더 많이 알고 싶거나 더 연구하고 싶은 꿈에는 끝이 없으며, 더 배우고 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은 누구든지 언제라도 누릴 수 있는 기쁨’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더군다나 아흔이 넘은 나이에 장미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나는,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운다.

나이가 들어도 내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타샤는 작약 중에서도 커다란 폭탄 타입을 선호하는데 나 역시 오종종하고 앙증맞은 꽃보다는 폭탄 타입의 굵직하게 크고 활짝 핀 꽃들을 좋아한다. 눈 내린 겨울은 아늑하지만 한편으론 지루 하다.

새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폭탄 타입의 풍성하게 활짝 핀 꽃들을 보고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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