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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도서]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신의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3점

맞벌이인 나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아이에게 좀 더 관대해진다. 너그러워 진다.

아마 다음날이 휴일이기 때문이리라.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엄마의 기분이 좋으면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먼저 지어지고, 화를 내는 대신 부드럽게 조곤조곤 설명해 줄 수 있다. 반대의 상황에서, 예를 들면 출근 시간이라든지 중요한 모임에서든지 엄마가 정신적인 여유가 없을 때에는 아이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미소 대신 짜증을 내거나 혼내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마 공감할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기 위해서는 값비싼 교구나 전집을 사들이는 대신, 영어 유치원이나 미술 교육 학원에 보내는 대신 엄마의 양육 태도를 바꾸는 것임을.  양육 태도는 엄마의 성격과 관련이 깊다. 그러나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이유로 나 자신의 성격을 바꾸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어느 새 ‘엄마처럼 아이를 키우지 말아야지’ 다짐해놓고 그대로 친정 엄마가 교육한 방식을 답습하게 된다.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는 신의진 교수의 책은, 아이보다 엄마를 우선 사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아이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는 문제 엄마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육아서보다 좀 더 구체적이라 할 수 있는데 아이를 양육하는 단순한 방법보다 주 양육자인 엄마의 심리와 문제점과 이유 그리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삼십대 초반, 80년대 생 엄마들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가족 구호를 외치던 시대에 태어난 많아야 형제가 둘 셋인 가정에서 자랐을 확률이 높다. 그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개성이 뚜렷해졌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이런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는 감정보다 힘들고, 나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은데 여자에게 지워진 임무는 너무나 막대하다. 살림도 깔끔하게 잘 해야 하고 때때로 경조사에 참석도 해야 하며 아이도 번듯하게 잘 키워야 한다. 그러니 모든 게 스트레스 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바쁜 아침 출근 길, 아이가 길가에 주저앉아 개미를 관찰하는 것도, 민들레 씨앗을 후후 불며 천천히 걷는 것도 귀엽고 대견스러운 일이 아니라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다.


신의진 교수는 나와 같은 엄마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즐겁게 몰입하는 데 있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발견자가 돼라.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을 함께 즐겨라.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황량한 모래밭에서는 싹을 틔울 수 없다. 씨앗이 제대로 발아하려면 거름도 넉넉해야 하고, 마르거나 썩지 않게 습기도 적당해야 한다.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재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수로 또한 갖추어져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성도 마찬가지다. 모성이라는 소중하고 값진 씨앗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씨앗이 자랄 마음의 밭이 건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바로 키우기는커녕 왜곡된 모성으로 엄마 자신뿐만 아니라 아이의 삶까지 망가뜨리게 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깨는 일이다. 아이는 늘 나를 시험에 들게 하며 계속해서 들키기 싫은 내 못난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상처 입고 아파하면 아이는 나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존재로만 남게 된다. 아이가 실수하고 못난 행동을 했을 때 화가 난다면 ‘내가 왜 화가 나지? 혹시 이게 나의 아픈 부분이 아닐까?’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라.   행복한 아이는 반드시 성공한다. 당신이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진다. 아이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더더욱 당신이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성공을 보여 줄 것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몇 번씩이나 울컥 했고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해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도 배우게 되었다.

신의진 교수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이 책안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당당하게 서기까지 내가 겪은 좌절과 깨달음이 담겨 있다. 부끄럽고 어쩌면 수치스럽기까지 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이유는 지금도 엄마가 되기 위해 쉽지 않은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리고 나 또한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지금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 역시 그럴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녀의 고백으로 ‘전문가’조차도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엄마 노릇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전문가라고 잘하는 일이 아니란 것을, 내가 변하면 얼마든지 좋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영국의 교육학자이자 실험학교 서머 힐의 교장 에이에스닐은 40년간에 걸친 실험교육 현장에서 터득한 사실을 다음의 한 마디로 요약하고 결론지었다. 대부분의 육아서에 등장하는 정말 유명한 문장..  “이 세상에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


자신이 문제 있는 엄마라고 생각된다면『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를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나는 정상적인, 꽤 괜찮은 엄마라고 생각해도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책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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