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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도서] 스님의 주례사

법륜 저/김점선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소설이 있다.《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제목의 한참 잘 나가는 문화심리학자의 책도 있다. 앞의 것들이 도발적이고 노골적인 것에 반해『스님의 주례사』는 반듯하고 스텐다드한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용감하게 결혼을 결심한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들어가는 글〉로 시작되는 이 책은, 결혼이 미친 짓이 되지 않기 위해 또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 법륜 스님의『엄마 수업』을 읽고 크게 감동했던지라 그분이 말하는 주례사는 어떨지 몹시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이제 곧 결혼할 신랑 신부의 관계에 국한된 조언이 아임을 느꼈다. 큰 틀에서 보면 『스님의 주례사』는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된다.


책 속에도 나와 있는 말이지만, 흔히 결혼 상대자를 일컬어 ‘내 반쪽’을 만났다고 말한다.

반쪽과 반쪽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것이 결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스님은 반쪽과 반쪽을 합치면 전체 모양은 하나같아도 갈라진 금 때문에 영원히 반쪽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혼한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결혼한다고 행복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결혼은 반쪽 두개가 합쳐져서 온쪽이 되는 것이다.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우자를 자신의 반쪽 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런데 반쪽과 반쪽을 합치면 가운데 금이 생깁니다. 전체 모양은 온쪽 같지만, 갈라진 금 때문에 영원히 반쪽일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외롭거나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그러나 내가 부족해서 상대를 필요로 하면 자꾸 상대에게 기대감이 생깁니다. 상대에 기대어 외로움을 채우려는 반쪽인 이상 완전한 행복에 이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한쪽이 떨어져 나가면 다시 반쪽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없어도 내가 완전해야 합니다. 즉 온쪽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온쪽과 내 온쪽이 합쳐져서 가운데 금이 없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가 없어져도 다시 온쪽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서면 상대가 필요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온전하면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고,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스님의 주례사』에 나온 핵심 내용은 이 문장들에 담겨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흔히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서로 멋진 모습만 보여줘도 문제가 안 되던 연애 시절과 다르기 때문이다.  결혼 전 여자는 온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도 향긋한 향내 풍기며 데이트를 나간다. 반대로 남자는 씻지도 않고 있다가 데이트 할 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나 씻는다.

이 둘이 작정하고 자신의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만날 때에는 그 뒷면이 보이지 않지만, 막상 둘이 함께 살다보면 서로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여자는 남자가 잘 씻지도 않는다고 불평할 테고 남자는 여자가 지저분하다고 타박할 테고.

서로의 매력에 이끌려 결혼했더라도 그것들은 금세 사라지고 자칫 잘못하면 뜨거운 볕에 바닷물이 말라 소금만 남듯이 서로 마음의 상처, 감정의 앙금만 남아 결혼생활은 삐거덕거리게 된다. 그런 부분들을 감당하지 못해 이혼하는 경우도 요즘엔 비일비재하다.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고 함께 살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결혼해서는 안 된다고 법륜 스님은 말한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은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혼은 준비가 되었을 때 해야 하며, 그 준비는 철저하게 상대를 책임지려는 자세, 자식을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은 결혼에 대한 그 어떤 말보다 현실감이 있다.


요즘엔 리마인드 웨딩을 올리는 것이 또 하나의 트렌드라고 한다. 『스님의 주례사』를 읽으며 정신적인 리마인드 웨딩을 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비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이미 결혼한 부부들에게도 갈등 해결을 위한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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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정보 얻어가요^^

    2012.11.02 15:56 댓글쓰기
  • 제니

    법륜 스님의 책은 모두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임에도 이분을 삶의 멘토로
    여기고 산답니다.

    2012.11.04 21:5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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