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도서]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세스 글,그림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캐나다 출신의 그래픽 노블 작가 ‘세스’는 우연히 그래픽 노블을 좋아한다는 낯선 이의 블로그에서, 그의 책을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 바로 주문해서 읽어보았다. 나는 이상하게 책에 관해서는 팔랑귀다.

세스의『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감성적이진 않지만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책이다. 일단 제목부터가 그렇다.

그는 ‘염소의 맛’으로 유명한 바스티앙 비베스나 ‘아스테리오스 폴립’의 데이비드 마추켈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분명 유명세를 탈 작가임엔 틀림없다.


자신의 인생에서 만화를 빼면 할 말이 없다는 주인공 세스, 그가 말하는 만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류가 아니라 닥터 수스나 슐츠(스누피로 유명하다)의 카툰이다. 신문 한 켠 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쳐 지나치기 쉬운 카툰.


어느 크리스마스 휴가 때 가족을 방문하러 고향에 온 그는 중고서점을 돌아다니다가 「사무실 파티」라는 제목의 책을 고르게 된다. 별 생각 없이 집어든 이 한 권의 책이 그의 인생을 바꾼다. 이 책 때문에「뉴요커」 만화가들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중 ‘잭 캘로웨이’의 생애를 뒤쫓게 되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운명이니 숙명이니 하는 것 들을 믿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믿게 될 때가 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만났다거나, 알게 되었다거나 했을 때. 그 사소한 일이 평생을 좌우하는 일을 만들게 되었을 때. 그 때가 바로 운명을, 숙명을 믿을 수밖에 없는 때이다.

세스 역시 의도치 않게 고른 책 한 권 때문에 자신만의 평생 숙제를 갖게 된다. 

그리고 어느 새 그게 자신의 운명이 되 버린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잭 캘로웨이’라는 카툰 작가를 알게 된 세스가 그의 생애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전부이다. 친구 체트를 제외하고는 등장하는 중요 인물도 없다. 아주 단출하다.

게다가 성공을 향해 앞으로 내달려도 부족할 판에, 아주 유명한 카툰 작가도 아니고 50년대 이후 작품 활동을 멈춘 작가를 찾아내려하는 그의 행동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열정과 노력을 지켜보며 과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위한 삶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작품을 미국 유수 만화잡지 『코믹 저널』에서 '20세기 최고의 만화'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읽어보니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니라도 ‘나’를 위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수집한다던지, 심야영화를 혼자 보러 간다든지, 약속이 있다는 거짓말로 친구들을 따돌리고 혼자 서점에 박혀 책을 읽는다던지 하는.

그런 행동들이 반복되고 습관이 되면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단순하지만 이런 습관들이 자신만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성공이나 돈벌이와 상관없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을 찾아 헤매는 일.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