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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입니다

[도서] 우리 가족입니다

이혜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우리 집은 신흥반점이다. 아빠, 엄마, , 남동생 이렇게 네 명이 우리 가족이다. 아빠는 짜장면을 만드시고 배달하시느라 늘 바쁘시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아빠가 어릴 적에도 함께 하지 못했다던, 할머니가 시골에서 택시를 타고 불쑥 오신 거다.

그 때부터 우리는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런데 할머니는 참 이상하다.

옷에다 똥도 누고, 밖에서 허름한 옷들을 주워와 꿰매 입으신다. 엄마가 새 옷을 사다 드렸는데도 말이다. 아빠와 엄마는 식당 일로도 바쁘신데, 할머니 때문에 더 많이 바빠 지셨다. 나는 아빠에게 여쭈어보았다.

아빠, 할머니 다시 가라고 하면 안 돼요?”

안 돼.”

왜요? 아빠 어릴 때도 따로 따로 살았다면서요.”

그래도 안 돼. 엄마니까. 할머니는 아빠 엄마거든.”

이제 우리 가족은 다섯 명이다. 아빠, 엄마, , 남동생, 그리고 할머니.

 

일곱 살 난 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독서노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두 세권의 책을 빌려주고 독서노트를 작성하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번에 아이가 골라온 책이 우리 가족입니다이다. 보림창작그림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실제 작가의 이야기를 동화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금세 눈가가 촉촉해지는 이 책의 내용을, 아이는 불쑥 찾아온 할머니가 요강에 오줌을 제대로 누지 못했다, 바지에 똥을 싼 게 우습다.’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자기 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나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몇 번이나 삼켜야 했는데.. 정말 몇 번이나 눈물을 삼켜야 했는데.

이럴 때 나는 동화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에서 받는 뜻밖의 위로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진하고 감동적이다. 그건 아마도 동화만이 가지는 순진무구함 때문이리라. 갓 태어난 아이의 얼굴을 보면 누구나 미소 짓게 되는 것처럼.

 

지금부터는 사담인데, 이혜란 작가의 책 두 권을 읽으면서(‘신흥반점은 이혜란 작가의 또 다른 책 짜장면 더 주세요에도 등장한다) 문득 부끄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어릴 적에 나는 부모님의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고백하건데, 우리 가족입니다를 읽고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유년기의 철없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아빠의 직업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진즉에 변한 내가 기특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혜란 작가가 참 근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직업을 소재로 우리 가족입니다짜장면 더 주세요, 두 권의 그림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는 작가의 진심을 알 수 있다. 심지어짜장면 더 주세요의 주인공 아빠, 엄마의 이름은 이혜란 작가 부모님의 실명이란다. 이 세상 그 어떤 헌사보다 더 멋지다. 이런 마음을 지닌 작가의 그림책이라면 무조건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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