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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 빠담 빠담

[도서] 빠담 빠담 빠담

우종완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의 자취를 더듬어 가는 일은 언제나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 사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종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TV와 홈쇼핑을 통해 꽤 여러 번 봤던 사람. 도서관에서 우연히 그의 에세이 빠담빠담빠담-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곧장 대출했다. 그를 기억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인도 아니고 팬도 아니었지만, 여전히 이 세상에서 숨 쉬고 있는 내가 스스로 삶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유능했던 그를 기억해주고 싶었다.

 

  그의 겉모습은 항상 화려했다. 흰색 티셔츠를 대충 걸쳐 입었는데도 티셔츠의 브랜드를 묻고 싶을 만큼 세련되게 보였고 모델 보다 더 스타일리시했다. 부잣집 막내아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범한 집안의 여덟 남매 중 막내였다. 나이차 나는 누나의 영향을 받아 패션에 눈을 떴고 스스로 돈을 벌어 유학길에 오른 자수성가형이라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헛되고 어리석은 일인가!

그는 상상하는 일을 즐거워했던가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열정을 쏟아 붓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재미는 내게 분명한 삶의 활력을 가져다준다. 많은 것에 도전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무엇이 됐든 자신을 계속해서 다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본문 중에서)

 

  파리 유학을 다녀왔으면서도 패션 스쿨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고백하는 걸 보면 그는 젠체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 것도 같다. 패션에 대한 책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비중 있는 에세이집을 낸 것을 보면 의외로 수줍고 다정한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문장이 멋들어지고 훌륭 한건 아니지만 내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두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가족과 누나에 대한 애정이 대단히 깊던 그가 이 세상을 먼저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밝은 스타라는 빛 사이에 있어서 자신이 얼마나 반짝이는 사람인지를 잊었던 것 같다. 2011년에 에세이집이 출간됐는데 그 다음해 그는 영원의 나라로 떠났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그를 힘들게 했었나보다.

열정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던, 누구보다도 멋지고 근사했던 우종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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