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기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는 신자유주의가 급격히 퍼졌었다. 그것은 세련된 그림이 그려진 take-out커피 전문점의 종이컵 안에 들어있는 담배꽁초와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자유경쟁을 절대 보장하는 근사하고 합리적인 질서로 보였지만 사실 경쟁의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 동물의 왕국과 같은 약육강식의 사회- 승자독식의 사회를 정착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분야의 승자들의 독식 행태는 실로 엄청나다. 미국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일반 노동자들의 150배 이상을 임금으로 받고, 클라우디아 시퍼와 같은 슈퍼모델들은 런웨이에서 한두 번 걷고 하루에 수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소득은 점점 올라가고 평범한 일반인들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즉 승자는 더욱 더 큰 부를 차지하게 되고 패자들은 갈수록 기회조차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승자독식시장이 절대적 능력 차로 보상이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노동시장과는 달리 상대적 능력 차에 의한 보상을 받는다는 특징을 갖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능이나 노력의 미미한 차이가 엄청난 소득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하며, 이것은 두 가지 형태의 낭비를 조장다고 지적했다. 너무 많은 경쟁자들을 끌어들이고, 경쟁과정에서 비생산적인 소비와 투자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경쟁자가 늘 때마다 이미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이 승리할 확률은 줄어들지만 누구나 1등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로의 쏠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시장에서 생산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비효율적인 움직임 때문에 사회는 발전하지 못하고, 패자들은 승자가 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쏟아 부어 결국 사회와 개인 모두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명의 저자들은 스포츠 분야에서의 군축협정이나 교육혜택의 확대, 조금 덜 일하는 사회 등 여러 해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저자들이 제시한 해법들은 승자독식사회에 대해 거창하게 분석한 것에 비하면 명쾌하지 못해 어쩐지 용두사미식 결론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승자의 자리와 부를 차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다스리기 위한 해답을 내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