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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자극

[도서] 공부 자극

최성우,김판수 공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엄마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전에도 그랬겠지만, 이 시대는 유독 더 엄마의 역할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 ‘좋은 엄마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기농 식단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관리해주어야 하고, 커리큘럼이 훌륭한 학원과 평판 좋으면서 실력 있는 과외 선생을 물색해야 하며, 동선을 줄이기 위해 아이들을 자가 차량으로 픽업해야 하고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또래 엄마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늘씬하고 세련되어야한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 해도 아이의 성적이 형편없다거나, 대학 입시에 실패라도 하면 바로 ‘C급 엄마로 강등된다. 그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지금은 과거 그 어떤 시대보다 급변하고 있다. 공부만 잘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걸 엄마들은 잘 알고 있지만, 딱히 재능을 알 수 없는 아이를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일은 재능을 찾을 때 까지 만이라도 공부라도 잘 하라고 다그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2013년 한 신문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와 학생 부모 50%이상이 교육을 고통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공부에 몰두해야 하는 아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고 아이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부모. 그게 올바른 일이 아니란 것은 알지만 달리 다른 현명한 방법을 이 시대 부모는 알지 못한다. 사실 안다고 해도 실천할 용기가 없다. 용기가 없다는 건 비겁하다는 게 아니다. 그냥 달리 방법이 없을 뿐이다.

 

나 역시 보통 부모들 중 하나이다. 핀란드처럼 아이를 교육시키고 싶지만 이곳은 대한민국이다. 아직까지도 학력이, 학벌이 밥 먹여주는 대한민국이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적까지만 해도 조기교육, 선행학습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였지만 막상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마냥 안절부절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해온다. 선행학습으로 무장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가 경쟁하면 빤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무참히 깨질 줄은 몰랐다. 나는 아이에게 너는 잘 할 수 있다고 늘 응원해주지만, 교실에서 받는 아이의 상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네 명으로 구성된 한 모둠에서 세 명이 종이접기를 미리 배워왔을 때, 서투른 다른 한 명은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공부자극을 찾아 읽은 건 공부라면 자다가도 귀를 틀어막는 딸아이 때문이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꽤 즐거워한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즐거움보다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이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80년도 후반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와는 확실히 다른 과정의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 1학년 2학기에는 미지수를 구하는 문제까지 등장했다. 아이는 나름 열심히 공부했지만 점수는 제자리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속상해할지언정 기죽지 않은 것,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노는 것을 배우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수 만 명의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올바른 인성과 관계성 회복만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인성이 바르고 부모와 관계가 좋아야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고 그러면 성적은 자연히 오른다는 것이다.

 

좋은 성적은 공부의 기술이 아닌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부모와의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는 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명시하자. 이해하는 대화가 많은 아이들의 부모일수록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그들의 자녀들이 그렇지 않은 부모의 자녀들보다 더 부모를 닮고 싶어 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가능성이 높고, 그 시작이 바로 대화에 있다. 공부는 그 다음 문제다.” (본문 중)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또다시 확인하고 나니 좀 허탈하다.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유대관계를 쌓으면 아이와의 관계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건데.. 여전히 나는 초보엄마라 그런지 마음 놓고 아이와의 관계에만 집중해도 되나 의심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는 잘하든 못하든 사랑만 주게 되는데 큰 아이에게는 그렇게 사랑만 주기에는 좀 불안하다. 첫째는 첫째니까. 이 아이를 잘 키워야 둘째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시험대에 오른 것 같은 심정이니까.

 

자기주도학습은 스스로 공부하는 힘에서 나온다. 즉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만들지 못한다. 또한 부모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다. 지금 내 아이는 부모의 존중과 사랑이 가장 필요한 시기일까, 아니면 공부에 목매어 학원과 과외에 몰두할 시기일까?” (본문 중)

 

지금 내 아이는 부모의 존중과 사랑이, 학원과 과외보다 더 필요한 시기이다.

가슴으로 동의하지만 머리가 자꾸 딴죽을 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글을 작년에 쓴 글이다. 여전히 우리 아이는 남들 다 다니는 영어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교과를 배우기 위한 보습 학원도 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수영과 태권도 시간을 늘렸고,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11 미술 공부도 여전히 하고 있다. 스킬을 배우지 않아 이게 몇 년 동안 그림을 배운 아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평범한 그림을 그리지만 대신 상상력은 무한대로 커지는 중이다.

내내 고민했는데 역시 나는 유니크한 엄마니까, 아이도 유니크하게 키우기로 했다. 올해 큰 아이 담임선생님도 인정하셨다. “어머니는 다른 어머니들이랑은 다르시잖아요. ”

공부의 자도 듣기 싫어하던 아이는 시험 기간이면 제법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물론 보상이 따라야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기 쓰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이 교육에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 같다.

 

자기주도학습은 스스로 공부하는 힘에서 나온다. 즉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만들지 못한다. 또한 부모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다. 지금 내 아이는 부모의 존중과 사랑이 가장 필요한 시기일까, 아니면 공부에 목매어 학원과 과외에 몰두할 시기일까?”

공부자극의 저자가 한 이 말이 오늘도 가슴에 남는다. 작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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