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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도서] 민낯

박광수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국내최초 여성 화장로 기사 이해루님.

그룹 백두산의 드러머 박찬님.

시각장애인이면서, 어둠속의 대화를 운영 중이신 송영희님.

고서화 갤러리 관장 임지영님.

몽골학 박사 김경나님.

아트디렉터 강평국님.

영어회화센터에서 일하는 캘리그라퍼 김지미님.

경제신문 기자 신수아님.

방사선사 정재호님.

  

여기 아홉 분들은 만화가 박광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한 분들이다. 이들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연예인도 아니고, 유명 인사도 아닌 보통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39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으로 펴낸다는 건 쉽지 않은 시도였으리라.

박광수, 행복을 묻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예전에 읽었던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가 떠올랐다. 독자들이 읽고 싶은 책(사람) 한 권을 골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며 상대방의 상황과 인생관을 듣는 리빙 라이브러리행사에 참여한 저자가 정리한 내용의 책이다. 물론 두 책의 시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를 구성하는 각각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연상 작용을 일으키게 된 것 같다.

  

나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한다. 지하철 내 옆자리에 앉은 이 할머니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할머니에게는 자식이 몇 이나 있을까? 아들은 있을까? 그 아들은 어떻게 살까? 그 집은 어떤 풍경일까?

남들이 들으면 쓸데없는 상상을 한다고 우습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건 나에게 꽤 큰 의미가 있는 상상이다. 그런 상상들을 함으로써 곁에 앉은 누군가가 익명의 나이든 여자가 아닌 아무개의 할머니, 또 아무개의 어머니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방도 나처럼 한 번 뿐인 삶을 살고 있으며,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민낯속에 등장하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 인생의 에피소드를 살펴보면서 나는 그들의 인생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내 인생도 되돌아보았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수많은 인생들이 모여서 거대한 사회를 이룬다. 그 사회를 움직이는 건 몇 몇 부자와 정치인 혹은 유명인사다. 슬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각각의 사람들은 그 와중에도 자신만의 삶을 살아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혼을 해도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춰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가끔씩 반복되는 매일이 무섭게도 지겹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이들을 생각하며 힘을 낼 것이다. 저기 어딘가에, 나름의 삶을 펼쳐나갈 그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러니 나도 나름의 삶을 펼쳐보자, 이렇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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