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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행복하다

[도서] 북유럽은 행복하다

양정훈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양정훈의 북유럽은 행복하다(SCANDINAVIA, THE HAPPIEST LAND)는 기묘한 책이다.

책의 제목은 실용서처럼 보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실용서는 아니고, 삶에 대한 자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계발서는 또 아니다. 서점에서는 여행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딱히 북유럽 여행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예쁜 사진에 홀려서 골랐다가 맛깔나게 깊이 있는 문장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게 되는 정말 기묘한 책이다.

저자의 이력도 독특하다.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지만 대기업 홈쇼핑에서 MD로 일했고, 입사 반 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국제활동가의 꿈의 선택한다. 국제자원봉사NGO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다가 여행 작가가 되었고, 유럽에서 인권을 공부하다가 현재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행복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 혼자 독야청청 살아갈 자신이 있다면 행복 찾기는 멀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 장난감 서랍장 하나에도, 신발 하나에도 국민자가 붙어 집집마다 똑같은 물건을 구매하는 이 나라에서 남의 눈을 생각하지 않고 나 홀로 행복을 외치며 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조그만 텃밭에서 상추를 길러 먹고, 그게 안 되면 화분에라도 길러 먹으며 나만의 즐거움과 기쁨을 찾으면 그게 행복일 텐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며 가벼운 말들을 나누어도 그게 행복일 텐데, 이 나라는 어지간해서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내어주질 않는다.

학생은 대학 입학을 위해 공부해야 하고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공부해야 하고 직장인들은 승진을 위해 공부해야 하니, 도무지 짬을 낼 수가 없다. 3류 대학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거기에서 적성을 찾고 직업을 찾으면 참 좋겠지만 이것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이뤄지기 쉬운 일이 아닌 관계로 우린 모두 달린다. 엄친아가 되기 위해서 달리고 멋진 아빠가 되기 위해 달리고, 돈 있는 노후를 위해 달리고.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버린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맞을 수 없는 미래를 위해서.

  

세상적 성공과 능률만 계산하는 인간으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아름답고

겨우 한 번 사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꿈꾸는 자만이 자아를 온전히 갖는다.

자신을 소유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시를 읽는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 재인용한 마종기 시인의 시집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중에서)

  

행복학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열심히 행복을 묻고, 이해하고, 관찰하고, 가능하면 연습하라고. 물론 행복에 대한 이런 접근들이 주로 개인적 차원에서 어떻게 행복을 키울 수 있는지에 관해서 다루는 반면, 내가 북유럽에서 발견한 행복의 비밀이란 그보다 훨씬 공동체적인 것이기는 했다. 이 책은 북유럽은 행복하다라는 꽤 선언적인 제목을 달고 있지만, 나는 북유럽이 반드시 행복하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이렇게 살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라고, 그러니 우리도 따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할 생각도 없다. 북유럽 국가들 역시 크고 작은 상처와 생채기를 날마다 치유하고 있다. 또 어디까지나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고, 여전히 그 실체는 모호하며, 사람의 얼굴과 표정이 다르듯 각자의 삶과 행복이 다른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들,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의 국민이라고 믿고 있는 낯선 대륙의 사람들과 그들의 노래, 삶의 풍경이 혹시 우리에게 뭔가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본문 중에서)

  

저자 양정훈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한바와 같이, 북유럽은 행복하다에는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해서, 특히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잘 서술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와,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나라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저녁이 깊어지고 휴일이 찾아오면 잠시 모든 것을 정지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들에게 이런 정지는 멈추는 시간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시간이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자신만의 세계로 온전히 돌아가는 시간.

느리게 산책하기, 사색하기, 삼삼오오 누군가의 집에 모여 이야기 나누기,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요리하기, 아주 천천히 갖는 식사시간, 근처 마을이나 바다로 소풍가기. 공원에서 낮잠 자기. 이 모든 것들을 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기. 이것이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도시가 멈춘 시간에 이들이 하는 일들이다.‘ (본문 중에서)

  

이런 시간을, 이런 행위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언제쯤 살게 될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북유럽에 사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생각이 참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 이 나라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는 사실이 부러웠던 것이다. 사회가 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사회의 구성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변한다면 분명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따뜻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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