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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도서]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들 속에서도

낡아가는 시간의 주름들을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하면,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을” (본문 중에서)

 

그녀는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하면,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을나도 그녀의 글들을 읽으면서 줄곧 생각했다. 내가 어른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나는 어른이 되었을까?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증명서를 발급하러 간 주민자치센터, 도착해보니 오후 다섯 시였다. 담당 공무원의 무뚝뚝한 말투와 성의 없는 대답이 못마땅했다. 하지만 파리한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몸이 안 좋은 걸 거라고, 오늘 하루 힘들었나보다고 퇴근 한 시간 전의 그녀를 이해해주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어쩌면 난 어른이 되어 가는 중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상대를 한 번 더 살펴보게 되는 일이니까.

백영옥의 실패와 방황과 도전으로 가득 찼던 이십대와 삼십대를 천천히 읽으면서 얻게 된 것은, 나의 이십대와 삼십대를 돌아보게 된 계기였다. 수줍지만 당당하게 자기 고백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반쯤은 반했고 또 반쯤은 응원했다. 누구나 손이 오그라지고 늦은 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탄식이 절로 새어나오는 철없던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간직하고 있느냐와 버리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느냐에 따라 성장과 쇠퇴가 결정된다.

성장을 위해서는 부끄러운 순간이 잊혀 지게 될 만큼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는 경험을 자주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성공의 경험도 쌓여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몇 가지는 알고 보니 나만 실패하고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뼛속부터 우아하게 글만 썼을 것 같던 작가도 기분 나빠서 안 셀 정도로 신춘문예에서 떨어 졌다는 사실, 그러나 결국 이뤄냈다는 현실. 그러니 나도 포기 하지 않고, 잊지 않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향해 전진하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건 청춘이고 꿈이 이루어질까봐 두려워하는 건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막상 꿈을 이루고 난 뒤의 허무함을 맛본 나로서는 꿈이라는 건 애초에 이뤄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꿈은 꿈으로 남아야 한다고. 대신 목표는 계속해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목표는 어떤 식으로든 분화와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대 때에는 서른 살을 기다렸다. 서른이 되면 많은 것이 안정되고 자유로워질 것 같은 막연한 희망과 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십대 중반인 지금은 사십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완성된 내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어쩌면 언제까지나 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끝까지 진화할 테니까.

  

중요한 건 불행해지지 않는 쪽이 아니라 결국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위대한 작가 뒤엔 그를 발견해 내는 훌륭한 독자가, 역사에 남을 홈런왕 뒤엔 그를 향해 환호하는 행복한 관중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야구를 못하는 아이에게 진짜로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보단 넌 노래를 정말 잘하잖아, 라고 말해 주면 되는 건이다. 삶의 균형은 그런 식으로 조금씩 맞추어진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삶의 행복이나 진실도 우리가 생각하는 먼 곳에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가 125리의 승률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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