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심야식당 14

[만화] 심야식당 14

아베 야로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심야식당은 평범하게 눈으로만 읽을 수는 없는 만화다. 꼭 뭐라도 먹어야 한다. 책에 나온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그게 안 된다면 주문해서라도. 그러므로 이 만화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는 최악이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외로울 때, 진짜 좋은 사람이 그리울 때에는 심야식당만한 게 또 없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 만화는 최고다.

내가 심야식당(1)을 처음 만난 건 20081117. 그로부터 8년이 흘렀다. 그 사이 심야식당은 17권까지 출간되었다. 열일곱 권 모두 소장하고 있는 까닭은, 이 만화가 가진 위로의 힘 때문이다. 소박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음식들과 반대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굉장한 시너지를 낸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걸 보여주는 잇시키씨. 그는 위, 아래 같은 계열 색으로 깔맞춤하는 토털 코디네이트이다. 식당에 들를 때마다 옷과 같은 색의 요리를 주문하는데, 심지어 브라운 계열의 옷을 입고 카레라이스를 주문해 먹다가 누에콩이 나오자 집으로 돌아가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고 올 정도다. 그랬던 그가 여자 친구가 생기자 그녀가 골라주는 꽃무늬 셔츠만 입고 다닌다. (누에콩)

 

그다지 유명하지 않던 인형작가 오마치씨. 우연히 만든 코끼리 인형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바람에 대박을 쳤다. 그러자 상처喪妻하고 홀로 지내던 오마치씨에게도 드디어 애인이 생긴다. 그 때부터 희한하게도 오마치씨의 애인 꿈에 죽은 부인이 나타나 부엌에서 삼치를 굽는다고 하는데.. (삼치 된장절임구이)

  

심야버스로 대학 졸업여행을 왔다가 심야 식당에 들른 커플. 이 둘은 부추달걀볶음을 먹으며 애정을 과시한다. 그러나 졸업 후 각자 취업을 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사랑하지만 서로를 위해 놓아주었기 때문. 그로부터 4년 후 그 커플은 각자 다른 상대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부추달걀볶음 정식)

희극배우 케세라 세라오 선생. 예전엔 자신의 매니저였지만 지금은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하지메와 이 아메리칸 핫도그를 두고 싸움까지 벌일 정도로 아메리칸 핫도그에 쏙 빠져있다. 심야식당에 핫도그를 먹으러 자주 오가던 세라오 선생. 그러나 심야식당에서 하지메와 여자 문제로 싸운 뒤 일도 끊기고 사이도 나빠진다. 반년 후 심야식당을 다시 찾은 세라오 선생은 하지메의 추천으로 연속극에 출연한 것을 고마워하며 화해한다.(아메리칸 핫도그)

   

마유미씨의 친구 히나코. 유서 깊은 가문의 우아한 여성이다. 못생긴 의사와 맞선을 보았지만 외모를 핑계로 퇴짜 놓았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준 나폴리 우동은 기억하고 있어, 심야식당에서 주문해 먹는다. 우연히 그녀의 맞선 상대자였던 못생긴 의사가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둘은 다시 만나지만, 히나코씨는 다른 멋진 남자에게 청혼을 받고 금세 그를 떠난다. (나폴리 우동)

   

미야자키의 향토요리인 치킨난반은 닭튀김에 새콤달콤한 양념을 버무려 타르타르소스를 듬뿍 끼얹는 음식이다. 비계공으로 일하는 카에데씨와 룸살롱에서 일하는 유카리는 서로 일진 출신이라는 걸 한 눈에 알아보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좋게 잘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카리의 아들이 일진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고 의기투합해 복수를 한다.

(치킨난반)

이번 편에서는 부유한 집안 딸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맞선 남을 휘두르다가 끝내 이별을 고하고 마는 얄미운 히나코씨-같은 여자지만 이런 여자는 별로다-와 일진이었지만 무사히 어른이 되어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두 여인 카에데씨와 유카리씨가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은 거침없는 입담을 가진 세라오 선생이다. 입이 걸어서 많은 사람에게도 미움을 받는 노년의 이 희극배우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쑥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고마워하는 마음까지도 표현하기 때문이다. 나이든 이가 자존심을 굽히며 제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건 쉽지 않은 일 일 텐데.. 자신의 실수를 흔쾌히 사과하는 그 모습이 참 멋졌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결국 그냥 넘어가질 못하고, 밤 열두시가 넘은 시간에 냉동실에 있던 핫도그를 꺼내 먹었다. 그것도 두 개 씩이나. 역시, 심야식당은 밤에 읽으면 안 돼!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