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내 옆에 있는 사람

[도서] 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나는 문학동네 임프린트 을 얼핏 보면 감성적인 일기장이지만 잘 보면 감동적인 에세이를 펴내는 출판사라고 생각한다. ‘의 대표로 있는 이병률 시인의 책,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뿐만 아니라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김동영),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호원숙),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김현지)도 그렇다. 이런 생각을 하는 데는 책 디자인도 한 몫 한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책 디자인, 책 속에 실린 이국적인 사진들은 흔히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출동시킨다. 예쁜 애들은 책도 안 읽고 공부도 게을리 할 것 같다는. 게다가 책장을 열면 말랑말랑한 글들이 촤르르 쏟아지기 때문에 오해를 안 할 라야 안 할 수 없다. 한동안 유행했던, 지금도 간간히 나오는 연예인들의 사진과 짧은 글귀를 편집한 책은 아닐까 의심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을 사랑한다. 저자가 아니라 출판사를 보고 구매한다. 이건 을 신뢰한다는 증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저녁 어스름의 어느 날이 떠올랐다.

결혼하기 전이었다. 학생 시절이었던 것도 같다. 별 다른 일 없던 어느 날 오후, 바닥에 엎드려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새 저녁 시간이 가까워졌다. 해는 지기 시작하고 어둑어둑해지는데 불 켤 생각도 안한 채 남은 빛으로 뒹굴 거리며 책을 읽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평화로웠던 시간.

지금은 아이 둘이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게 조금만 어두워져도 바로 불을 켠다.

자연스럽게 저녁 시간을 맞이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내게도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던 건 확실하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읽으며 문득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이병률의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세권을 모두 읽었고 소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 까닭은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깊은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껴주고 싶다.(사물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 건지.. 정말 격하게 아낀다. 너를.)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