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이 결핍되면 우리는 긍정적인 자극을 마련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계속 행복한 상태에 있을 수는 있지만, 행복하게 되려는 목적을 위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텅빈 상태란, 흔히 말해 무아지경, 혹은 황홀경을 가르킨다. 우리는 여기에 명상이나 수행을 통해서도 음악에 도취하거나 집단적으로 열광하거나 섹스를 통한 오르가즘 또는 마약을 통해서도 도달할 수 있다. 동시에 거기서 황홀경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나와 세상을 구분할 수 없는 텅빈 상태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우울증, 사이코패스 등의 정신질환 역시 이 텅빈 상태와 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주장은 중증치매환자, 루게릭병 환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종국에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죽음이 바로 텅빈 상태에 가까운 무엇일 수 있다는 그리하여 의지와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치매 노인이나 루게릭병 환자나 죽음이 사실은 그렇게 처참하고 공포스러운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그런 도발적인 주장을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