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양극단의 어머니는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헌신하여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행복은 내팽개치는 어머니나 그 반대의 경우나, 당장 불편하고 금세 증오스러워지는 존재이긴 매한가지일 뿐이다.
문제적 작가라고 불리우는 우엘벡의 한국어로 번역된 가장 최신 소설이다.
주요 전작들에서 다루었던 세계화된 시장자본주의와 허울 뿐이었던 68혁명의 실패가 어떻게 서구인들을 고립시키고 소외시켜서 결국 회생불가한 상태가 되어 버렸는지에 대하여, 성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가지고 한껏 냉소적인 어조로 쓰여진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때 인류절멸계획까지 세웠던 작가가 이제는 스스로도 늙어서 고작 과거에 얽매이고, 자살을 고민하는 쓸쓸한 중년남 이야기를 쓰다니 이 책의 주인공처럼 씁쓸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