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스즈메는 타마키 이모와 같이 산다.
그 당시 스즈메는 엄마가 만들어주신 의자를 보물처럼 안고 있었다.
그런 스즈메를 이모가 데리고 와서 정성껏 돌보고 보살펴 12년을 키운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은 잘 살고 싶어 한다.
재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죽을 만큼 힘들지만 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받아주고 안아주어야 한다.
스즈메와 타마키 이모는 서로 재난의 상처를 서로 감추고 있다가 스즈메의 문단속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이것은 작가가 일본에서는 재난의 상처를 다시 꺼내어 말하지 않는 일본 사회 분위기를 서로 아픔을 얘기하고 보듬어 주며
상처를 치유해 주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인상 깊은 장면은 어린 스즈메와 어른이 된 스즈메가 만나는 장면이다.
지진으로 생존자의 아픔을 겪은 스즈메는 본인이 본인을 위로해 준다.
치유는 타인에 의해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할 때 가장 큰 위로와 치유가 된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은 캄캄하기만 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아침이 와
삶의 여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재난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힘든 일이다.
그런 힘든 경험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위로도 받지 않은 채 마음속에 묻어두고 살아간다면 고통이 더 심해질 듯하다.
이 소설의 스즈메는 지진 당시 혼자 남은 자신을 찾아가서 미래엔 사랑받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스즈메를 방해할 수 없다며 용기와 희망을 준다.
아침이 오고 밤이 오고 그것을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분명 어른이 된다고 용기를 준다.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소중한 것은 이미 전부, 아주 오래전에 받았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우리 모두는 충분히 사랑받고 위로받을 자격이 있다.
책을 덮으면서 스즈메가 행복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상상되어 나도 덩달아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