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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도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정지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와 같은 밀레니얼세대의 저자는 이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한 명의 시대인으로 증언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가 경험하며 절실하게 느끼고 바라는 이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부드러운 어조로, 최대한 균형적 시각으로 전하고자 노력했다.



책 제목만 봐서는 단지 #인스타그램 에 대한 부정적인 면들을 다룬 내용일 거라 예상할 수도 있지만 주 내용은 크게 청년, 젠더, 개인주의와 공동체 3가지로 나뉜다.



저자는 삶을 눈앞에 놓인 여러 문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공간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인생관이라고 하며 밀레니얼세대를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몽상가이자 현실주의자인 세대, 이상과 현실의 가장 극적인 분열을 겪는 환각의 세대라 일컫는다.



SNS에 치장되어 있는 온갖 화려한 이미지에 속하길 바라며 그러한 환각적인 이미지에 제때 도달해야만 안심을 한다.

#블루보틀 이 국내에 상륙한다 했을 때 그 이미지에 서둘러 닿고자 하는 욕망을 폭발시켰고 그 현상에서 우리는 삶에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었고 그 이미지에 대한 즉각적인 접촉의 욕망이 삶의 중심에 놓이게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사실 우리 삶이 실제로 놓여 있는 대부분의 시간들은 사진으로 찍었을 때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며 어떤 이미지로 전시된 자신에 대한 흡족함은 결코 지속 가능한 행복이나 기쁨을 주지 않는다. 그는 실제 삶과 이미지의 간극은 일상화되면서 절망, 우울, 분노가 극적이게 되어갈 수 있다고 염려한다.


이런 형태의 삶과 문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잃게 하거나 간과하게 하는지, 혹은 우리로부터 무엇을 앗아가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지금의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현상들과 문제들을 언급하면서도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하기도 한다.

흔히 근래 청년세대는 회의주의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처럼 세상, 사회, 현실 전체의 변혁이나 변화에 대한 믿음을 지녀본 적이 없고 자기의 협소한 삶이나마 사라지지 않고 존재할 수만 있어도, 살아남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 믿으며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를 견뎌내고 있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홀로 남아 글을 쓰는 골방의 유령들처럼 각자의 삶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젠더 부분에서 나 또한 의문이 들었던 점은 왜 성욕은 푸는 것이라고 표현하는가? 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식욕, 수면욕, 성욕이 꼽히는데 식욕과 수면욕은 은유 자체가 채우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 #성욕 에만 풀다 라는 술어를 붙인다고 한다.

영어에도 성욕에 대해 푸는 것과 관련된 어휘는 찾아보기 어렵고 성욕은 충족시키는 (satisfy) 것으로 받아들인다.



스트레스나 과도한 압박감, 부담감 같은 것에 쓰이는 풀어서 없앤다 라는 술어의 사용은 성관계나 성욕 자체에 대한 우리의 #태도 와 관계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먹는 것으로 식욕을 풀지 않고 자는 것으로 수면욕을 풀지 않고 그보다는 먹는 것 자체가 나에게 들어와 내 몸을 이루고 채워주는 것이라 느끼며 잠도 우리를 채워주는 것이라 느낀다.


그는 성욕이 만약 채워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더 조심스럽게 대하고 소중히 대하며 우리를 보충해주는 무엇으로 여길 것이다 라고 한다.

상대를 통해 성욕을 푼다는 표현이 아닌 나의 성적인 욕망이 채워졌다고 말하는 것, 당신이 나를 채워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온당한 태도가 아닐까? 하며 질문을 던진다.



그에게 늘 바라는게 있었다면 삶을 정확하게 사는 것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삶을 정확하게 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는 글을 쓴다.


나는 저자의 글에서 세상에 대한 큰 기대는 없을지라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온기를 나우어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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