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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도서]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김현경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소개하는 안내서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올해는 도시공영텃밭도 꾸릴 것이고, 집 베란다에서 푸른 잎들이 드리우는 화분 몇 개도 도전하고 싶었기에 식물을 키우는 노하우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식물을 키우게 된 저자의 식물 이야기와 삶이 녹아든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책 표지에 시선이 머물렀다. 방 한 켠, 싱그러운 잎을 드리운 식물들, 그리고 그 식물들을 여유로운 시선으로 마주하고 있는 한 사람. 지극히 평화롭고 행복한, 시선 너머에 있는 식물들이 자리하는 그 풍경에 시선이 머무른 것이다.

 

 

#식물, 보다, 알다, 생각하다

 

 이 책은 저자가 월간지 에디터로 일하면서, 일 끝나고 처치 곤란의 처리대상이었던 식물들이 관심의 대상으로 변화하게 되면서 삶의 풍경으로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식물, 기르기로 했어요. 꽃집으로 갈게요.”

집에 언제든 나를 기다려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걸 극락조화를 통해 알게 됐다.

사람 사는 집’, 나를 진심으로 환영해주는 존재가 있고

정이 넘치는 집을 극락조화가 선물해줬다.(p.54)

 

 저자는 극락조화를 시작으로 잎이 매력적인 박쥐란, 다육식물들의 작은 정원 테라리움, 행잉플랜트 틸란드시아, 몬스테라, 호야 케리 등의 여러 식물들의 성장기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또한 식물들이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예쁜 외모를 감상하는 데서 머물지 말고 분갈이, 하엽 제거 등 성장과정에서 맞딱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마저도 애정과 관심으로 보듬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깨달음을 얻었다.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식물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참 멋진 단어라고 생각했다. 관상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의 가족같은, 친구같은 존재라면 식물도 그 식물이 움튼 작은 화분도 내 삶의 빛나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다라는 단어의 다른 말이 알아가다’, ‘생각하다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식물을 기르게 된 이후 저자는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오롯이 마주한다. 무심코 지나가던 화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카페의 식물 상태도 주의 깊게 확인하며, 원예용품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전과 달라진 풍경들은 식물이 머무는 일상에 더 큰, 더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된 저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를 버림으로써 하나를 얻고,

 떨굼으로써 한 생을 내려놓은 것 같은데, 또 다른 생명이 시작되는 것

 바로 자연의 이야기이다.

 

 저자가 만났던 식물들은 줄기를 세우고 잎을 펼치고 새싹을 밀어올리기도 했지만, 환경상의 작은 부분으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화분에 담긴 식물들을 보며 마음앓이를 하고, 여행 중에도 집에 온 식물들 생각이 가득한 저자의 모습에서 생명이라는 것이 참 어렵기도 하지만 오묘한 것이고 감동적인임을 생각해보았다.

 

 늘 한자리에서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면서 주변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고, 포기할 것이 있으면 과감히 포기하는 식물의 모습에서 혜안을 얻었다. (p.133)

 

 덕분에 저자는 식물의 성장기를 통해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지혜도 얻게 되었다.

 

 식물을 키우면서 하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새 이파리가 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난 이파리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공급할 수 있는 영양분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나눠가져야 할 이파리가 많아지면 이파리 하나당 공급받는 영양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모든 이파리들은 영양이 부족해지고 결국 전부 죽게 된다. 생존을 위해 식물은 가장 최근에 난 큰 이파리는 살리고 가장 먼저 난 작은 이파리는 포기하는, 의도적으로 죽이는 선택을 한다.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는 제로섬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식물은 이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니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취하는 셈이다.(p.189)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부분이다. 식물을 키우며 더불어 함께 동고동락한 저자의 성장도 돋보였다.

 

 

 다시 책 표지로 눈을 돌려본다. 초록식물이 내게 건네는 인사 수고했어 오늘도”. 일상에서 식물이 주는 기쁨과 위로와 희망은 생각보다 크고 멋진 일이다. 삶에서 마음으로 바라보고 만날 수 있는 식물이 있다면 보는 기쁨은 물론 한뼘 더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해보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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