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자리
‘글을 쓰는 터’, 곧 ‘작업실’이라는 데를 이태쯤 누린 적 있다. 아직 혼인을 안 했고 아이도 없던 홀몸으로 서울에서 살아가던 때였는데, 보증금 천만 원에 깃들 수 있는 되게 재미난 골목집 2층을 얻어 달삯 20만 원 내면서 지내 보았다. 2001∼2002년 무렵이다.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던 나무집이었는데, 나무로 지은 계단을 밟고 2층으로 올라가면 삐이꺽삐이꺽 소리가 났다. 벽도 천장도 나무요, 2층 골마루도 마땅히 나무이다. 2층 난간 또한 나무이다. 온통 나무이니, 천장 안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