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25] 흙순이
공장을 다니는 가시내를 가리켜 ‘공순이’라고들 하고, 공장을 다니는 사내를 일컬어 ‘공돌이’라고들 합니다. 으레 얕잡는 말처럼 다루지만, 말로는 누가 누구를 얕잡는다든지 높이지 못합니다. 오직 마음으로 서로를 얕잡거나 높일 뿐입니다. 그런데, 한겨레는 퍽 예전부터 가시내한테는 ‘순이’라 했고, 사내한테는 ‘돌이’라 했어요. 빨래순이·빨래돌이요, 집순이·집돌이입니다. 책순이·책돌이요, 만화순이·만화돌이입니다. 시골에서 흙을 만지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흙순이랑 흙돌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