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곁말 97 검흙
사람은 흙을 일구어 논밭을 누릴 수 있지만, 사람 손힘으로 ‘검흙’을 짓지 못 합니다. 풀벌레가 잎을 갉으면서 똥을 누어야 하고, 지렁이랑 쥐며느리를 비롯한 작은목숨이 부스러기나 찌쩌기나 주검을 조각조각 갉아서 똥을 누어야, 시나브로 ‘깜흙’이 태어납니다. 사람이 심은 푸성귀만 있는 밭이라면 흙빛이 누렇거나 허옇게 마련입니다. 푸성귀 곁에 온갖 들풀이 어우러지면, 이때에는 풀벌레나 잎벌레도 딱정벌레도 노린재도 깃들 수 있고, 벌나비가 찾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