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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은 조정에서 다투고 이익은 시장에서 따진다’는 말로, 어떤 일이든 알맞은 장소에서 하라는 뜻이다. 적시적지(適時適地)와 같다.

 

전국시대 진(秦)나라는 장의(張儀)의 연횡책(連橫策)으로 전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의하면 진나라 혜문왕은 촉과 한(韓) 가운데 어느 나라를 먼저 공격해야 할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때 사마조(司馬錯)는 촉을 먼저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장의는 한나라를 공격하여 중원으로 진출하는 게 좋다며 먼저 위나라, 초나라와 우호관계를 맺은 다음 한나라의 삼천(三川) 지역으로 출병하여 환원의 구씨의 요충지 입구를 막고 둔류(屯留)로 진격하고 나서 천자나라인 이주(동주와 서주)의 외곽으로 쳐들어가면 주나라는 자기 힘으로는 살 수 없음을 알고 천자를 상징하는 구정을 내놓을 것이라 했다. 이때 천자를 끼고 천하를 호령하면 천하는 모두 복종할 것이니 이것이 왕업(王業)이라 했다.

 

촉은 서쪽 먼 곳에 있는 나라로서 오랑캐의 우두머리일 뿐이니, 정벌한다고 해도 패왕의 이름을 걸 수 없고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므로 장의는 “‘명예는 조정에서 다투고 이익은 시장에서 따진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삼천 지역과 주나라 황실은 천하의 시장과 조정입니다. 그런데도 전하께서 이것을 다투지 않고 오랑캐와 다투려고 하시면 왕업은 멀리 있게 됩니다(臣聞: ‘爭名者於朝, 爭利者於市.’ 今三川, 周室, 天下之市朝也. 而王不爭焉, 顧爭於戎狄, 去王業遠矣).”라고 했다.

하지만 혜문왕은 사마조의 진언을 따랐다.

 

서로 다투면 안 될 것에 힘을 써버리고, 정작 필요한 데에는 뒷짐을 지는 경우를 빗대어 쓰는 말이다.

 

고사성어 사전 : 한마디의 인문학

김원중 편저
휴머니스트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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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중국 사극을 즐겨봐서 고사성어에 대한 풀이를 읽으니 전국시대가 배경인 '미월전'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2020.10.06 20: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사랑지기

      아 그러시군요. 아무래도 고사성어는 다사다난했던 전국시대에 많이 유래한 듯해요. 오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

      2020.10.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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