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는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을 수채화로 표현한 예쁜 표지이다.
책표지에 경복궁이 그려져 있고 궁궐 뒤로 빌딩이 그려진 모습으로 현대 궁궐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책이라는 짐작할 수 있다.
한 번쯤 해 봤을 상상으로 시작하자면
1910년 일본에 폐위당한 순종이 일본에 맞서 항일운동을 전개했고, 45년 광복이 되었을 때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서 황실을 재건하여 2023년 지금은 조선의 황실이 건재하는 입헌군주제 조선.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세자가 있고, 20대의 세자는 세자빈은 간택하는데~~
이야기 서사구조가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느낌~~ 궁인 가요?
넵. 여기까지 이야기로 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더캐슬만의 특별함이 있다.
남자 주인공은 이건으로 조선의 세자이다. 세자는 예화라는 미술관의 대표이사이자 RSA의 수장으로 나온다. 예화는 황실 소속으로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환수하고 보관하는 역할을 하고, 세자의 주 업무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RSA는 이매를 잡는 기관이다.
이매는 그림에 잠식되어 있다가 사람의 욕망을 먹고 그림 밖으로 나오게 되는 데 이때 이매를 잡는 것이 바로 RSA이자 세자 이건의 역할이자, 조선 황실이 대대로 해 왔던 비밀스러운 일이었다. 미술관인 예화와 RSA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부분이고, 황실이 황족이라는 이유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매로부터 국민과 나라를 보호하는 수호자의 사명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여자 주인공은 조유연. 서화 제약의 오너 아들인 최준일의 비서실 실세로 나온다. 그녀가 없으면 비서실이 굴러가지 않을 정도로 큰 비중을 가졌다. 그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바로 잠식된 이매를 보는 눈. 귀안자였다. 사실 세자빈에게는 특별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 바로 이매를 보는 눈, 귀안의 주인일 것. 왜냐하면 세자는 그림 밖으로 나온 이매를 없애는 귀멸자 일뿐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이매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특별한 눈을 세자에게 속였으며, 심지어 다른 여자를 세자빈이 되도록 돕는다. 조선의 모든 여자들이 세자빈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세자빈이 되지 않게 하길 위해서 발악하다니. 이렇게 하는 데는 말 못 할 사연이 있다.
이쯤 빌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일단은 서화 제약의 최 씨 일가는 다 쓰레기이다. 서화 제약의 회장 최우식은 친구를 죽이고 친구의 부인을 의식 불명의 상태로 만들고, 그 부인을 빌미로 친구의 딸에게 복종과 희생을 강요하는 사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가족도 버릴 수 있는 이기적인 인간. 추악한 인간의 완전체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이기적인 방관자이다.
최씨 일가뿐만 아니라 황족 중에서도 빌런이 있는데 바로 세자의 사촌 동생 이태와 이마무라라는 일본인이다. 이들은 화매를 다룰 줄 아는 능력자였다.
국어사전에는 이매란
얼굴은 사람 모양이고 몸은 짐승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 네발 가진 도깨비. 사람을 잘 홀리며 산이나 내에 있다고 한다.
소설에서 이매는 여러 형태의 도깨비 등을 말하고, 산이나 내에 살지 않고 그림 속에 사는 것으로 바꾼 것은 작가의 상상력인 것 같다.
그럼 여기서 화매란 무엇일까?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이해했다. 그림을 그리는 화공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매. 그래서 화공에 의해서 통제되는 이매로 이해되며, 대두분 검은 뱀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세자가 귀멸자로 태어났다면 황실 핏줄 중에서 화매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태어나게 되는데 그중 한 사람이 이태와 이마무라였다.
이 두 사람에게는 원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염라의 영루였다. 영루라는 것은 이매를 귀멸하면 나오는 것으로 이매의 급에 따라 급이 달라지게 묘사된다. 그리고 1급 영루를 4번 먹게 되면 사람이 이매로 변화고, 그 이매에서 나오는 것이 염라의 영루이다. 염라의 영루를 먹게 되면 불로장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염라의 영루를 찾기 위한 짐승의 탈을 쓴 인간은 발악한다.
여기서 작가의 상상력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귀안자를 지키는 3명의 수호자와 영감의 등장이다
첫 번째 등장하는 것은 궐로, 검은색 범이다. 궁궐이 범이자, 범이 궁궐인 셈이다. 3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궐을 깨운 것은 귀안을 가진 조유연. 그 앞에 나타나 "주인아" 부를 때 정말 소름이 끼쳤다. 세자와 같은 귀멸의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청매는 정조가 그린 그림에 잠들어 있으며, 공간의 뛰어넘는 능력을 가져서 도라에몽 같은~ 거기에 플러스 결계를 치는 능력까지.
치웅은 단군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고, 청동거울에 메여 있으며, 진실을 보는 눈을 가진 능력자이다.
그리고 사온서의 터줏대감 망량영감은 이매를 다루며 망량주를 제조하는 능력자이다. 망량주는 이매의 화를 입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술이다. 그리고 사온서는 고려 시대와 조선시대에 주류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로, 사온서 뿐만아니라 소설에서 나오는 전각과 궁궐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고 정확한 것 같아서 공부를 많이 한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조선 왕실이 남아있다면 라는 상상과 이매, 이매를 만드는 사람들의 탐욕, 이매를 없애는 숙명을 타고 태어난 이건의 귀멸자로서의 사명, 이매를 보는 눈을 가진 귀안자와 귀안자를 주인으로 모시는 3명의 수호자+망량 영감. 이들의 티카타가가 재미를 더한다.
이매, 궐, 청매, 치웅, 청룡, 해태 등. 전설상의 동물과 지금은 주인을 잃어버린 궁궐에 상상력을 더해 활기를 불어넣고 과거와 현재가 현실과 이매의 공간이 소설에서 공존하고 있다. 잘못하면 유치할 수 있는 부분을 유치하지 않게 적고 있어서 엄지 척
그리고 내 여자 내가 아낀다를 몸소 보여주는 세자와 무조건 착한 여자~~놉! 신데렐라~~ 놉! 강하고 순수한 영을 가진 수호부의 주인~ 세자빈의 러브 스토리까지~~ 알고 보니 서로 첫사랑이었다~~
너무 설레였다~~
하지만.. 분량이 3권이나 되면서 흥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요소도 있고, 반복적인 티카타카와 흐름이 오히려 소설의 몰입도를 떨어지게 하였다.
그리고 빌런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임팩트는 없는~~ 무언가 최고조에 이르는~그런 양념이 빠진 느낌이다.
2권으로 축약하고 이야기 흐름을 한 템포 빠르게 했으면 더 좋은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너무 좋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드라마화되지 않을까? 제2의 도깨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