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운동을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느꼈을까. 분명 학교 운동장을 자유롭게(그리고 아무 의미 없이)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뛰기는커녕 하루에 오천보, 만보도 채우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 저자는 경쟁적인 학교 체육을 겪는 과정에서 느꼈을 실패한 경험을 언급하는데 꽤 설득력 있었다. 운동이 가져다주는 몸과 마음의 건강증진 효과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효과를 몸소 맛보기 위해 해야 하는 운동은 매우 경쟁적이고 엄격해야 한다고 느낀다. 알고자 하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운동법과 지켜야 할 규칙, 이상적인 운동법 등은 이미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그걸 정해진 대로 완벽하게 해내야 마침내 자신이 운동을 한 것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운동에 대한 생각들을 지적해 준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해진 횟수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만이 운동이 아니다, 엄격한 기준의 '운동'뿐만 아니라 사실은 '몸을 움직이는 것'자체가 건강증진 효과를 가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가장 훌륭한 운동이다 등등. 이 책은 내가 얼마나 운동이란 것에 부담과 강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운동과 몸을 움직이는 것에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은근 시니컬한 투로 현재의 피트니스 산업을 비판하기도 하고, 당신의 상태는 관심도 없으면서 조언이랍시고 타인이 쉽게 던지는 비난("이 게으른 녀석아, 조깅으로 극복해"8p)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걸 솔직하게 풀어내고 알려주는 것에 열심이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각자의 취향에 맞춰보라고 책의 활용법이나 부록 활용법에 대해서는 심리테스트 같은 표도 준비해뒀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정해진 운동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자신이 할 '운동'에 대해 생각해 보고 몸과 마음을 운동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다음,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운동(추천 운동 중에는 베개싸움도 있다!)을 찾아낼 수 있게 조언해 주는 책이다. 자신만의 운동 루틴을 만들 때 도움이 되는,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들과 참고하면 좋을 운동 상식들도 알려준다. 구체적인 동작들이 궁금할 땐 check 페이지를 자세히 보면 좋다.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지만,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해결해 주는 만능해결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길 원한다면 선택해야 하는 것은 '운동'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책이었다. 운동을 시작하는 것 대한 진입장벽도 살짝 낮춰주는 책. 시원시원한 조언 덕분인지 읽고 나니 왠지 몸을 움직이고 싶어졌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