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 순전히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책 제목만 봐도 대충 무슨 뜻인지, 그리고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지는 이미 다 나와있다. 어쩌면 이 책은 새로운 내용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평소에 내가 원하고 믿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구입한 책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쨌든 우리의 인생은 매우 짧지만(?), 38억년의 지구생명체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 진화의 흔적이 나의 유전자를 통해 이어져내려왔다고 생각하면 엄숙하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오랜 역사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간 것은 언제나 '패자'였다는 사실이 묘하게 나를 위로해주기도 하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패자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나가기까지 그저 패자로서 이 세상을 떠나야했던 수많은 개체들을 생각하면 마냥 승리감에 도취되어 만족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책내용처럼 생물은 '서로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가치가 있다는 사실! 이것은 인간의 저마다의 개성과 같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이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리뷰도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