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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도서]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조원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활자 중독에 가까운 내가 문학 분야 외에 좋아하는 건 예술과 역사다. 소설을 주구장창 읽다가도 한번씩은 예술분야와 역사 분야를 읽어주어야 뭔가 가라앉는 느낌이다. 특히 예술분야 책을 많이 보게 되는데, 꼭 글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림 때문이다. 서양화와 동양화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여 많은 책을 소장하기도 하고 찾아 읽기도 한다. 조원재의 『방구석 미술관』을 사실 전자책으로 읽었다. 가볍게 읽는 작품이라하여 관심을 두지 않다가 전자책으로 읽고는 도판때문에 아쉬웠다. 도판을 큰 책으로 보아야 마음이 차오르는 것인데 그걸 놓친 기분이었다. 꼭 종이책으로 다시 구매해야지 하다가 그 두번째 책을 만났다. 




이번에는 한국근현대미술이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한국미술은 꽤 된다. 그중에서도 김환기와 이중섭, 박수근 등은 꽤 익숙한 작가라 여겼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보니 김환기의 경우 내가 알았던 그림은 거의 점화였다. 유명해졌을 때 그렸던 그림 말이다. 이번에 책 속에서 초기작들을 보고 나는 그 그림이 더 좋았다. 조선백자인 달항아리를 표현한 그림도 좋았고, 그림에서 드러나는 조선에 대한 자부심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 해서다. 우리나라 화가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이라고 하더라도 점화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단순한 그림이 더 마음에 든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 조원재는 그림을 쉽게 설명한다. 그림을 잘 알지 못하여도 그가 말하는대로 작가에 대하여 알아가다보면 삶의 궤적등을 알게 되고 작가의 화풍 및 그림에 대한 지식이 깊어진다. 이름만 들어왔다면 이제는 비로소 작가의 삶과 그림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그림에 대한 안목을 높혔다. 




천경자 화가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미인도>라는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다. 예술에 문외한인 우리가 보아서는 위작인지 진품인지 알 수 없다. 그저 천경자의 그림인 것만 같다. 한국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화가 중의 한 사람으로 그의 그림을 이 책속에 수록하여 무척 좋았다. 그동안 화가의 그림을 좀더 알고 싶었었는데 어느 정도는 해소되었다. 천경자 화가가 무엇을 추구했는지, 삶은 어땠는지, 그림이 탄생된 배경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천경자 화가 편에서 그가 뱀을 그렸다는 건 생소했다. 수십 마리의 뱀들이 엉켜 있는 그림을 보고 작가가 처한 상황이, 그 마음들이 엿보여 화가에게 그림은 또하나의 마음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나는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천경자 화가의 그림이 좋다. 




화가 이중섭 편을 읽을 때면 늘 마음이 아프다. 전쟁때문에 가족들과 헤어져야 했던 것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오히려 그림은 동화적이라 그랬던 듯하다. 돈이 없어 담배갑의 은박지에다 그림을 그려야 했던 고단함은 늘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온통 차 있어 안타깝다. 그의 황소 그림은 또 얼마나 전투적인가. 금방 움직일 듯 역동적이고 힘차다. 시대가 가진 고통의 순간이 그대로 그림속에 표현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책속에서 반가웠던 건 우리나라에도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던 여성 화가도 있다는 점이다. 그림은 남성 전유물이었다. 그것은 서양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화가를 향한 편견이 더 심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천경자의 그림외에도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이 실려 있어 더욱 좋았다. 진취적인 여성답게 그의 삶은 비록 평탄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최초 서양화가로서 큰 궤적을 남겼다. 




그림 관련 책을 보다보면 그림을 더 사랑하게 된다. 책에 수록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림과 화가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는데 그게 책이 가진 성과가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동양화로 시작했다가 서양화를 그리게 된 화가들도 있었다. 이응노가 그러한 화가 중의 한명인데 그는 한글을 이용해 문자 추상을 그렸다. 글씨 예술 혹은 민족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비디오 아트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백남준이다.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했던 작가이기도 하다. 화가 이우환의 그림은 수록된 QR코드만으로 보아야 해서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저자는 한국미술이라고 해서 한국 화가의 그림만 설명한 게 아니라 서양화가의 그림을 수록해 화풍의 비슷한 면과 다른 점을 설명하여 이해를 도왔다. 앞서 언급했듯 무엇보다 쉽게 설명하여 그림에 가까워지게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알았으면 좋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양의 화가들도 좋지만 우리나라 화가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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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goodchung

    지금의 코로나 상황을 감안한 적절한 도서기획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블루를 날려버리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2020.12.14 13:2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집밖을 자유롭게 나다니지 못하니 집에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이럴때 이런 책 읽어보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

      2020.12.23 13:52
  • 스타블로거 초보

    천경자화가의 미인도는 본인이 위작이라 하는데 감정가들이 진품이라 했다 해서 기억에 남아 있고, 다른 화가들은 잘 모르겠어요. 그림보는 눈이 없어가지고...

    2020.12.14 13:4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천경자 화가가 기억을 잘 못해서 일수도 있고요, 따님도 좀 이상하긴 한 것 같고요.
      아직도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 같습니다. ^^

      2020.12.23 13:53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저 이 책 읽으려고 구입한 상태인데 빨리 읽고 싶어지는 블루님 리뷰네요.ㅎ 그동안 여러 미술 책을 읽었지만 한국미술에 대한 책은 아직 읽어보지를 못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빨리 독서 시작하겠습니다.ㅎ
    블루님. 남은 한 주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20.12.17 22:2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한국미술도 읽어보면 다양한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벌써 다 읽으셨겠죠? ㅋㅋㅋ

      2020.12.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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