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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도서]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시드니 스미스 그림/김지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어렸을 때 말을 더듬었다특히 ‘로 시작하는 발음을 하지 못했다선생님이 책이라도 읽으라고 하시면 엄청 떨었던 거 같다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싶지 않았고말을 더듬는다는 게 부끄러웠다내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마다 특정 단어를 더듬으면 어른들은 천천히 말하라고 했다성격이 급해서 그런다고천천히 말하는 연습을 열심히 한 까닭일까지금은 더듬지 않는다천천히 말하고 내가 해야 할 말을 머릿속으로 연습한 까닭인지 그건 분명하지 않다.

 

 

 

말을 더듬는 아이가 나오는 그림책이다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낱말들의 소리가 들려오지만,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다.

 

소나무의 스가 입안에 뿌리를 내리며 혀와 뒤엉켜 버려요.

까마귀의 끄는 목구멍 안쪽에 딱 달라붙어요.

달의 드는 마법처럼 내 입술을 지워버려요.

 

 

 

그저 웅얼거릴 수밖에 없는 아이는 학교에서 맨 뒷자리에 앉는다발표가 있는 날에는 말을 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

 

 

 

아이가 느꼈을 그 감정이 오래전 내가 겪었던 것처럼 여겨져 마음이 아팠다선생님은 아이에게 발표를 시킬 것이고앞으로 나간 아이는 말하려 입을 떼지만 말하고자 하는 낱말을 제대로 말할 수 없을 것이었다아이들은 아이의 표정이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말하지 못하는 것만 보고 놀릴 것이다웃음거리가 되었다고 여긴 아이는 무척 부끄럽고 슬프다.

 

아이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볼 수 있고아이를 잘 아는 아빠는 그런 아이를 보며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함께 산책한다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말한다.

 

 

 

너는 강물처럼 말한다’ .

강물은 자기만의 속도로 때로는 소용돌이치고물거품을 일으키고구비치고부딪친다그렇게 강물처럼 말하는 것이라고.

 

따뜻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말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로 보지 않고조금 느린 아이마음속에 수많은 낱말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다아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조용한 장소를 거닐며 혼자만의 속도로 걷는 아이그 아이를 지켜주는 한 마디였다.

 

 

 

강물이 흐르는 풍경을 생각하며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대하여 말할 수 있게 된다아이처럼 이제 나는 말을 더듬지 않는다두려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어렸을 때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그림 속에서 아이는 편안해 보인다흐르는 강물을 느끼는 아이는 이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책은 어린이를 비롯해 어른들에게도 위로를 준다그림을 들여다보며 내용을 짐작하고 잊었던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혹시 그림책을 아이들만 보는 거라고 여기지 않는지아주 잠깐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평소에 깨닫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서너 번쯤 다시 읽었다읽는 게 아까워 읽을 때마다 더 천천히 읽게 되었다그림 속에서 치유를아빠의 말에서 따스함을우리가 어떤 말을 해야 하고어떤 말을 삼켜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그림 속 아이는 이제 행복하다낱말들의 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아이는 이제 강물처럼 말하게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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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뻑공

    그 누구보다 부모의 역할이 아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자의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어요.

    2021.10.25 23: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아이의 아버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저자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부모가 되는 일은 참 어려워요. ^^

      2021.10.26 13:32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부모가 자식의 기를 살려주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게 안된다면 난독증을 앓던 걸 쌤이 해결해주는
    나의 잃어버린 정원/였지요.

    2021.11.01 21:5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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