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블로그

리뷰 조선미술관

조선 미술관 1관인 궁궐 밖에서는 양반과 여인, 서민들의 사사로운 날들을 전시하고 2관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가 펼쳐진다.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이 탁현규 해설가의 예리함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역사 드라마가 된다. 눈에 띄는 그림 두 점을 뽑자면 김희겸의 <야주취월>과 김홍도의 <기우부신>이다.‘밤배에서 달빛에 취한다’는 김희겸의 <야주취월>을 보는 순간 볼록 튀어나온 배에 집중했다. 둥근 달과 불룩한 배가 닮아서 혹시나 비교하기 위해 상의를 풀어 헤쳤을까...

2023.04.17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리뷰 미래과거시제

신박하다. AI 기술에 관한 논의는 전부 생산 측면에 쏠려 있지만 소비 측면에 활동하는 AI도 개발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감당을 어떻게 하면 소비 로봇을 만날 수가 있을까?첫 단편 ‘수요곡선의 수호자’에서 만날 기회가 주어졌다. 일 잘하는 기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인간은 그로 인한 잉여 소득을 잘 나누어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까? 애석하게도 다들 답은 잘 알고 있다. 기계는 작곡도 잘하고, 소설도 시도 그림도. 창작은 무의미해져 예술이 설 자리는 축소되고 사람들은 취미마저 잃고 만다. 몰린 생산의 치명적인 단점이 인간의 행복할 ...

2023.04.17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

누구나 감정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저자인 데비 텅과 같은 INFJ 성향을 갖은 사람은 더 버거워하는 것 같다. 현재 상황이 그녀와 비슷했다면 엄청나게 동요되었을 만한 카툰 에세이다.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여 데비 텅과 같은 부서진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던 날들을 만나며 우울에 동참하려 했으나 현재의 기운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 그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어떤 잡음도 구속도 허락지 않고 먹구름이 번개를 만나며 내리는 시원한 비처럼 책의 페이지에 마음을 쏟아내게 그냥 두었다.그녀는 ...

2023.04.16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그냥 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반려견이 많이 아프다. 노견이라 관절은 물론 장기들도 제 기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기관지협착으로 숨 쉬는 게 편치 않아 심정지 위험은 늘 있다. 엄마 방에서 놀다가 자기 위해 불을 끄면 불 켜진 내 방으로 온다. 누군가 자기를 지켜봐 주길 바라는 것 같아 애잔한데 그마저 사랑스럽다. 아파도 끝까지 선물 같은 존재로 귀엽고 사랑스러워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아픔을 이렇게 전달하나 보다.『 그냥 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윤글 저 | 딥앤와이드 | 2023년 03월 24일잘 지내지 못할 일이 있다면 반려견의 건강 때문이다. 이 책...

2023.04.15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멈추지 않는 성장은 침묵 속에서 빛나더라

곱게 자는 내면의 거인은 없나 보다. 근심, 걱정, 불안은 잠꼬대고 짜증과 스트레스는 이불킥인지 잠자리가 사납다. 이럴 거면 깨우는 것도 방법인데 ‘성장’이라는 풍선을 불어 거인만큼 커지면 빵-하고 터트려서 깜짝 놀라게 하여 깨워보는 것도 재밌겠다. 내면의 거인과 성장이 쏟아져 결국 성공과 만날 확률은 커지니까.“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내면의 거인은 1%의 성장에서부터 시작된다.”『자이언트 (GIANT)』내면의 거인을 깨우는 방법고윤 저 | 딥앤와이드 | 2023년 02월동기부여 관련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생기는 부작용은 실행에 옮기...

2023.04.14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나는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결코 조현병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조현병 환자가 쓴 책인데 신빙성이 있을까?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을 커버할 만한 그녀의 현 위치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저자 엘린 색스는 법학, 심리학,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의 교수이자 법률과 정신 건강 분야를 오고 가며 정신의학 연구의 윤리적 측면과 정신질환자들의 강제 치료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물음은 ‘그녀가 환자라서 신빙성이 있다’라는 답을 얻어냈다. 물론 이 책의 요점은 외적인 성공보다 고통스러운 조현병의 경험에 있...

2023.04.11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점원 / 고통의 해소는 고립이며 당혹감은 열린 문일 수도

『 이른 11월의 거리는 밤이 끝났음에도 어둑했고, 식료품점 주인이 놀랄 만큼 바람이 벌써 날을 세웠다. 길가에 놓인 우유 상자 두 개를 옮기려고 몸을 숙이자, 바람에 앞치마가 날려 그의 얼굴을 가렸다. 』첫 문장의 온도는 글의 분위기를 말해주기도 한다. 겨울 냄새를 맡으며 서성이던 이른 11월의 가을바람이 그의 얼굴을 앞치마로 가리는 건 ‘고립’의 예고였을까. 초겨울을 거부한 상태로 날을 세운 바람을 이겨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식료품점 주인 유대인 모리스와 점원인 프랭크에게서 묘하게 겹치는 부분을 발견했다. 해...

2023.04.05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문학이 필요한 시절 / 문학은 도피처가 아니라 삶 자체여야 한다

어느 때라 단정 짓는 일 없이 그냥 시절 기억 속에서 무 뽑듯 쏙쏙 뽑아 문학의 자리를 꿰맞추는 시간이다. ‘나’를 형성한 시간을 현재로 불러내는 일이 ‘고독’의 참여를 재촉하다가도 갑자기 들이닥친 ‘긍지’와 마주할 때면 바빠진다. “긍지가 없으니 고독에 참여하지도 못하는 것이다.”오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긍지’를 찾는 일에 두서가 없다. 저자의 일침에 맞장구 아니면 대꾸하고 싶지만, 알코올보다 더 무서운 카페인의 위력에 머리가 어지러워 조용히 지나간다.저자는 ‘썩음’을 가지고 비판하기에 앞서 책무와 언어의 공공재를 이야기한다...

2023.04.03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날마다 기타 / 한 발 한 발 여유를 찾아서

시간과 돈은 ‘여유’에 어떻게 관여할까. 많으면? 없으면.글쎄. 일주일에 한 번뿐이었던 휴일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좋아하는 취미생활 하기 바빴고, 20대 초임 월급날 치킨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은 참 행복했는데. 꽉 찬 하루와 월급날 치킨이야말로 ‘여유’ 하면 생각난다.지금은. 주 4일 근무에 삼시 세끼 다양한 배달 음식 먹어도 복잡해 죽겠다. 휴일에 뭘 해야 하나, 오늘은 뭐 먹지? 온통 정해진 것 없이 물음표투성인 하루를 보낸다.산다라 박 기타 선생님 김철연 저자는 기타 하나로 인생을 건너는 법을 이야기한다. 음악과 기타가 삶에서 ...

2023.03.29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리뷰 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사랑이라는 게 평생에 걸친 봉사와 헌신의 목록을 나열하는 것일까? 계속 이런 목록들을 쌓는다고 해서 사랑이 이어지는 건가? 어떤 점에서 이 목록은 사랑을 넘어서고 사랑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 같다. 가장 의심에 휩싸인다는 사랑은 낭만적 사랑인가? 이 물음은 강박적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이 질문의 통렬함을 놓칠 수 없다. 사랑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사랑이 끝났을 때 과도하게 자신을 비판하며 숱한 혼란에 빠져든다.우리는 낭만적인 이야기와 이미지, 영화와 소문을 먹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배웠던” 것이 ...

2023.03.22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내 마음 마주하기 / 내일 아니 다가올 현재 마주하기

파이팅이 넘치면 자기 계발서를 읽는데, 살랑살랑 봄바람 불어오는 3월이 되니 소설이나 심리를 어루만져 줄 책 한 권에 눈이 간다.저자는 한의사로 삶의 공허함에서 행복을 건지기 위해 정신의학을 공부해 현실에 적용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행복 매뉴얼’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고 그 기운을 이 책에 담았다. 직접 실행해 본 지식이며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기법들이라고 한다.불안한 사람은 만 가지 걱정 때문에 마음의 시제가 미래로 가있다. 미래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없는 완벽한 사실 앞에서도 ‘어쩌지?’ ‘어떡하...

2023.03.18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인류의 여정

너무 빠르다. 살아생전에 누릴 건 다 누리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인정욕구 때문에 머리 싸매고 발달 속도를 높이는 건지. 늘 나오는 핑계인 자본주의가 가만두질 않기도 하겠지만. 요즘같이 날이 좋으면 따스한 햇볕에 얼굴도 내어주고 선선한 바람에 머리카락을 맡기면 가만있어도 오감이 충족되어 행복하다. 자연이 베푸는 일이야말로 인류의 여정 속에 바뀌지 않은 단 한 가지 아닐까? 자연과 함께하는 것만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건 없다. 뭐 지금도 공존이라고 말은 하지만 열 개 중에 아홉은 빼앗고 남은 하나에 천연기념물 딱지 붙이며 급수...

2023.03.15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이해는 옹호를 위한 것이다

이해는 옹호를 위한 것이다.단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자는 여러 겹으로 쌓인 심리적 장애를 풀어야 하는 복잡한 사람이다. 그들은 천성과 환경에 의해 꼬인 심리적 상태를 강간범과 살인자로 발전시켜 극도로 불안정한 사고를 통해 해소시킨다. 이러한 가해자의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그들과의 대면을 통해 피해자를 옹호하는 일이 프로파일링이라는 결론을 내려본다.이 책은 프로파일링의 탄생과 함께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여준다. 시작은 법과학 및 정신의학 전문 간호사로 20년 넘게 F...

2023.03.12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 회사에서 제공한 오피스텔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했다. 아마 그때 처음 알았을 것이다. 바퀴벌레가 날 수 있다는걸.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야나기사와 시즈마 저 / 명다인 역 | 리드리드출판 | 2023년저자 야나기사와 시즈마는 바퀴벌레의 매력에 눈을 뜬 후로 ‘바퀴벌레 전시’를 기획 및 운영하는 등 이색 행사를 개최해 이목을 끌었다. 2020년에는 신종 바퀴벌레 2종을 발표하였고, 현재 기획 전시, 강연회, SNS 등을 통해 바퀴벌레의 매력과 생물 보전의...

2023.03.09 공감 횟수 2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