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바튀는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중의 한명이지요. 그의 그림책의 글은 늘 간결하고 유화의 맛을 살려내곤 하는 그의 그림은 은유가 가득하여 한번 더 들여다보게 만들죠. 어떨 때는 그런 점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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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바튀 Eric Battut
에릭 바튀는 1968년 8월 30일에 프랑스의 클레르 몽페랑 근교에 있는 샤말리에르(Chamalieres)에서 태어났습니다. 클레르 몽페랑에 있는 대학에서 3년 동안 법과 경제를 공부했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학교를 포기하고 그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993년부터 3년 동안 리옹에 있는 에밀 콜 대학에서 드로잉과 미술 전반을 공부하면서 색채 감각과 사물의 형상화에 남다른 감각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미술 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에 있는 몇몇 출판사에 포트폴리오를 보여주었고 1997년에 그의 첫 번째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일본, 대만, 독일, 스위스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으며, 2002년 볼로냐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살려낸 『스갱 아저씨의 염소』를 1996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 전시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같은 도서전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는 등 실력 있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에릭 바튀의 그림책에는 절제된 언어와 풍부한 은유가 가득합니다. 곰곰 되씹게 하는 간결한 글과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하는 서정적인 그림은 독자의 시선을 그림책 속으로 잡아끕니다. 유화의 맛을 잘 살려낸 그의 그림들은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한컷 한컷이 그대로 작품입니다.. |
법과 경제를 공부하다가 에밀 콜 미술학교 학생들의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들어 그 학교에 등록해서 3년 동안 공부하고, 1996년 졸업 작품으로 『알퐁스 도데의 스갱 아저씨의 염소』를 그린 그는 이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꽤 주목을 끌었다고 합니다.
Q : 당신의 작품에서는 인물들이 배경에 비해 매우 작군요. 인물을 찾는 게 게임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당신이 세상을 보는 눈이 그런 건가요? 광대한 세상에서 인간의 존재가 그만큼 연약해서 그렇게 그린 건가요?
에릭 바튀 : 『알퐁스 도데의 스갱 아저씨의 염소』 첫 그림을 그릴 때 염소는 매우 작았고 늑대도 작았습니다. 붉은 색 디자인을 가진 비극적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 전 무엇이 최선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지요. 일본에서 풍경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투영한 것입니다. 즉 묘사는 인물을 투영한 것이지요.
출처 : 그림책과 작가이야기 3 / 서남희
그는 부모님과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창문 너머로 늘 붉은 현무암 산을 볼 수 있었다는 그는 고향인 오베르뉴의 흙색과 비슷한 빨간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토미 웅게러와 에티엔느 드레세르, 요제프 빌콘, 비네테 슈뢰더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의 그림은 검정, 빨강, 파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에게 파랑은 차가운 색이며 매우 드라마틱한 이미지이고 빨강은 사랑스러운 색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는 색을 겹쳐 쓰지 않으며 부분 부분에 공간을 두고 있습니다. 출처 : YES24 작가소개 컬럼 http://ch.yes24.com/Article/View/12973 |
에릭 바튀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프알스 보헴프레스의 편집장은 작가와의 시간에 그를 소개하며 이런 말을 했다네요.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아주 수줍어했어요. 몸도 가냘프고 목소리도 작았고요.
의외였어요. 저는 그림만 보고 크고 우람한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 도서전에 나간다면 반드시 수상을 하리라 생각했어요. 그는 아직도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항상 질문에 긴장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언제나 신중하며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합니다."
그의 붉은색은 이 고양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이 토끼는 클로드 부종의 토끼가 생각나기도 하는 그림이네요.
전쟁에 관한 그림책을 모아 읽을 때 꼭 들어가는 새똥과 전쟁.
저는 여러 단행본으로만 만나보았는데 도서관에서 검색하다보니 그의 이름을 딴 60여권 분량의 전집이 나오기도 했더군요. 철학그림책 전집이라고 되어있던데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그의 그림책의 특성을 생각해볼 때 '철학그림책' 이라고 구분되어지는 것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60여권이라니 참으로 다작하는 작가인가요.
물론 그의 그림책이 어려운 책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아를 위한 사랑스러운 그림책들도 많죠. 『예쁜 달님』이라는 책은 스크래치 페이퍼로 밤톨군과 함께 책놀이도 해보기도 했던 책이랍니다.
저는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들로 에릭 바튀를 처음 만났습니다. 나중에 작가에 대해 찾아보며 그가 말하는 나무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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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는 뭔가 숨겨 있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합니다. 드로잉과 마찬가지로 감춰진 구조가 있고, 드러난 구조가 있지요. 내 드로잉들을 엑스레이로 투시하면 나무가 보일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드로잉은 나무와도 같지요.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나무에 관한 어떤 것들을 이야기해 주지요. 『빨간 모자』의 사이프러스 나무들을 보면 늑대들이 떠오르지요. 사실 그건 제가 미리 생각했던 부분은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출처 : 그림책과 작가이야기 3 / 서남희
한 권, 두 권 모으다보니 책꽂이에 꽂혀있는 에릭 바튀의 책들도 제법 됩니다. 그림책 모임에서도 함께 읽었던 작가인데 리뷰로 남겨두지 못해서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작가소개를 마쳤으니 이제는 그림책 리뷰로 노력해봐야겠네요!
밤톨군 녀석이 트레싱페이퍼에 따라 그린 에릭바튀의 모습.
http://blog.yes24.com/document/7305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