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새에 관심이 많으신 밤톨군 외할머니( 제 친정어머님이시죠 ). 반년간 조류해설가 과정을 수료하시더니 다음 과정인 생태해설가 과정에 도전하셨습니다. 이론과 탐조 실기 위주였던 첫번째 과정과는 달리 교안도 짜야하고, 프리젠테이션도 준비해야하는 과정입니다. 어머니 말씀에 젊은 아이들( 아마도 30~40대 인 듯 합니다. ) 과 함께 하려니 힘들지만 도전이 보람차다고 하십니다. 다만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제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저도 어머니의 공부를 도와드리게 되었다죠.
각자 자유주제로 20분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데 어머니가 준비하신 주제는 <꽃과 새의 상부상조> 입니다. 그런데 도와드리다보니 이게 밤톨군에게 가르쳐보셔도 좋겠던 주제란 말이죠. 어머니가 준비하신 동박새와 어치에 대한 그림책도 검색되고 말이지요.
추운 겨울 적당한 먹이감이 없는 동박새에게는 동백나무가 가지고 있는 꿀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식량이 됩니다. 이렇게 동백꽃과 동박새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어 살아가는 것처럼 새들로부터 꽃가루 받이를 해주는 것을 조매화(鳥媒花 : ornithophilous flower)라 합니다.
밤톨군 외할머니는 밤톨군에게 준비한 자료로 강의 연습(?)을 하시고, 나중에 전 보조자료로 그림책을 슬쩍 내밀었지요. 외할머니가 알려주신 것 기억나지? 그림책도 있네?
" 엄마, 거제도에 동백나무가 많데요! 가보고 싶다!! "
책을 펼친 밤톨군의 호기심. 그러고보니 중부지방에서는 동백나무를 쉽게 볼 수는 없는 듯 하지요.
동백나무와 동박새의 이야기를 전하며 아이와 '수분' 에 대한 것과 '조매화' 에 대한 것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외할머니의 강의자료를 슬쩍 활용하면 되네요.
그럼. 새들이 꽃만 도울까요?
어치는 겨울에 대비하여 미리 도토리를 저장해두는 습성이 있어서 많은 도토리를 물어다가 숨겨 두고 겨울 내내 찾아 먹고 삽니다.
어치가 저장해두고 찾지 못하는 도토리는 이른 봄 싹이 터서 어린 참나무로 자라지요. 어치가 키워 준 나무는 다시 많은 열매를 맺어 어치에게 나누어 주니 참 아름다운 공생입니다.
그림책 속 어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어치와 더불어 참나무 6형제도 슬쩍 가르쳐주시는 외할머니. 도토리 형제들에 대한 그림책은 나카야 미와의 이 도토리 마을 시리즈가 참 좋죠. 각 도토리의 특성을 잘 살려 캐릭터를 만들어둔 터라 함께 이야기 하면 정말 좋습니다.
나중에 그림책을 보여드리니 요즘 그림책들은 참 잘 되어있구나 하며 감탄하십니다. 그래요. 요즘 그림책들은 참 잘 되어있어요. 이제 봄이면 동박새, 가을이면 어치가 생각날 듯한 밤톨군. 외할머니 덕에 재미있는 것을 함께 찾아보는 하루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