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는 최대한 우리작가 신간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중의 한권 김효은 작가의 「나는 지하철 입니다」 를 함께 보는 중.
이 책을 언급했던 손석희님의 앵커브리핑 내용도 오랫만에 함께 들어보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37&aid=0000139677&sid1=001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2월의 첫 날입니다. 우연히 펼쳐본 그림책 한 권, 생각은 한없이 뻗어나갔던 오후였습니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책 속에는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길을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바쁘게 뛰어가는 직장인, 반찬을 가득 담아 딸네 집으로 향하는 어머니, 입시전쟁에 시달리는 학생과 오늘도 방황하는 취업준비생. 그들은 덜컹 덜컹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덜컹 덜컹 흔들리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할머니의 못다 판 이야깃거리와 7살 아들 생일에 사 가는 고소한 치킨 냄새. 시큰하게 땀이 밴 셔츠, 낡은 구두와 그 모든 것을 어루만지는 오후의 햇빛.
삶이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닌데…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그 풍경 같은 일상에 우리는 왜 감동하고 눈물짓게 되는 것인가.
2016년의 12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그 평온한 일상이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인가.
덜컹 덜컹… 사람들은 그 가슴 뛰는 지하철을 타고 편안한 집으로 돌아가길 소망하지만, 이번 주말 사람들은 그 덜컹대는 지하철을 타고 또다시 광장으로 모이게 될 테지요.
이 겨울 우리는 왜 또 광장으로 향하는가.
대통령은 그 멀리 불이 난 시장을 찾아가면서까지 자신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왜 우리의 삶은 이토록 아직까지도 비정상 속에 있어야 하는가.
그렇습니다. 언젠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서 만날 가족과 친구,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따뜻한 주말.
우리는 비정상이 아닌 정상의 세상을 원하기에… 잿더미가 된 시장에서 진행된 10분간의 보여주기가 웅변적으로 알려준 것이 바로 지금의 세상이 비정상이라는 사실이기에.
오늘(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1분기에 함께 했던「산딸기 크림봉봉」을 보며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갔던 소피 블래콜의 지하철 포스터 작업도 떠올려보고. ( 김효은 작가의 작업도 이렇지 않았을까 검색해보며 )
소피 블래콜 작가 소개 글 :
[그림책 작가앨범] 소피 블래콜(블랙올)/Sophie Blackall,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미국 그림책 작가
지하철 속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나눠보기도 하고, 지상으로 빠져나온 지하철의 창 밖을 보며 '서울' 이란 도시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서울의 모습 한켠을 담은 그림책을 찾아보면서.
그리고 지하철에 관한 또 다른 그림책 한권의 느낌도 비교해보았다. ( 이제는 보기 힘든 종이티켓 덕분에 이 책도 아이들에게는 구 문물을 보여주는 책이 될지 모른다며.. )
어떤 이는 그림책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참 슬프다고 하였고, 어떤 이는 그 모습이 정겹다고 하였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이들이 모여 각자만의 인생경험을 투영한 것 일까. 같은 표정을 보고도 떠올리는 장면들이 다르다.
초판에만 제공되었던 스토리북을 보지 못한 이들은 그 스토리와는 다른 이야기들을 꾸며보기로 하였다. 그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