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생각보다 크고 한 페이지 들어가는 정보량이 어마어마하다. 68쪽이 얇다기보다는 오히려 엄청 두껍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대략 6개월정도 걸렸나? 퇴근 후 조금씩 읽어야지 하고 반 정도 읽었는데, 그 후 다른 책들을 구입하고 읽고, 놀고, TV보고 하다보니 어느새 6개월이 훌쩍 지나가버린, 그래서 다시 맘잡고 6개월 만에 다 읽게 된 그런 슬픈 사연이 있는 책이다.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정보량이 상당히 많은데, 사실 정보량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용을 설명하는 글이 더 어려웠다. 책의 저자인 랜들 먼로의 새로운 시도 때문이다. 간략한 그림을 바탕으로 오로지 천 개의 가장 쉬운 (영어) 단어만으로 사물을 설명할 것. 말이 쉬운 단어지 읽다보면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데 시간을 오래 쏟게 된다. 물론 익숙해지면 좀 나아져서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지만, 처음에는 엄청 오래 걸렸다. 이미 그 단어에 익숙해졌기 때문일듯. 하지만 그것을 5, 6세 어린이에게 설명하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방법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하나의 단어를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공부를 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한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서 쉬운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그림도 그리고 그래야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 책은 정말 대단한 책이다.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어려운 과학 용어들을 설명하고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과학책이기도 하고,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과학책이기도 하다. 어린이에게는 친절한, 어른에게는 때로는 불친절한(?) 과학책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