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해 오해를 하고 읽었네요.
가까운 미래,
기후 변화로 대부분의 동물이 멸종한 세상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북극제비갈매기의 이동을 따라
세상의 끝 남극을 향한 프래니의 여정
전 기후 변화가 주인공인줄 알았거든요. ㅎ
사실 주인공은 프래니에요!!!
"북극제비갈매기는 이 세상 동물 중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새예요. 북극에서 반대편 남극까지 갔다가 1년 안에 다시 돌아오죠. 그 작음 몸으로 엄청난 거리를 날아다니는 거예요."
난 왜 이 북극제비갈매기가 주인공 프래니를 닮았다고 생각이 들까요?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주황색 포스트잇은 현재, 노랑 포스트잇은 과거 이야기에 붙히면서 읽었어요.
읽는 순간 순간 내가 기억해야 할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혔더니 좀 과해졌지만 다시 읽을 땐 이 포스트잇들이 나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네요.
책 처음에는 기후 변화, 멸종, 북극제비갈매기에 초점을 맞춰 읽었어요.
읽으면서 어느 순간 기후 변화, 멸종, 북극제비갈매기보다 저에게 주인공 프래니가 중심이 되더라구요.
왜 주인공 프래니가 이토록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가야했는지...
짐작은 했지만 글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이 부분 읽을 때 제 온 몸에 털이 서더라구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두요. ㅜㅜ
"쾅.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 두 대가 정면으로 충돌..."
프래니의 사고는 우발적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왜 그토록 프래니는 자기 자신을 괴롭힌걸까요?
나일에 대한 사랑 때문, 나일에 대한 고마움 때문, 나일에 대한 그리움 때문...
뭐가 뭔지를 몰라도 왜 나일이 프래니를 그토록 사랑했었는지 잘 알겠더라구요!!!
나일과 프래니의 사랑
"미안해요. 당신이 이 세상 어디에 있든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어느 곳을 가든지 당신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자유로워지기를 바랄 뿐이에요. 나 때문에 당신이 갇혀 사는 건 바라지 않아요."
문장 몇개로 나일과 프래니 사랑을 설명하긴 쉽지 않아요.
프래니는 설명하긴 힘든 그런 존재긴 한데 나일을 만나 쉽지않치만 사랑을 해요.
나일의 프래니에 대한 사랑은 정말 대단하거든요.
그 속에서 프래니는 과거의 아빠, 엄마, 할머니를 마주하게 되고 과거를 딛고 일어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 읽고 보니 북극제비갈매기가 프래니를 닮았더라구요.
1장, 2장, 3장 북극제비갈매기의 모습이 다 다르더라구요.
프래니의 상태, 프래니의 변화를 북극제비갈매기의 모습을 빌려 표현한 것은 아닐까요?!
'마지막 유언'
?
만약에 세상에 북극제비갈매기가 단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면, 나는 매장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내 육체가 너무 많은 것을 받기만 한 땅으로 그 에너지를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지 받기만 한 채로 끝나지 않고 땅속 생명체의 먹이가 되어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약에 단 한 마리라도 살아 있다면...
만약에 단 한 마리라도 살아 있다면, 너무 어려운 일도 아니고 가능한 일이니 내 유골을 새들이 날아가는 곳에 흩뿌려주기를 바랍니다.
마음속 요동치던 바다가 잠잠해지고, 나는 확신에 가득 찬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유골을 발굴할 수 있을까요?"
"이제 새들은 모드 사라졌으니 방법이 없잖니."
"아직 남아 있어요. 그리고 새들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도 알고 있어요. 나일이 말해 줬죠."
프래니가 왜 목숨을 걸고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 갔는지 ...
나일의 마지막을 꼭 이뤄주고 싶어서!!!
그런데 그 과정에서 프래니와 함께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한 선원의 이 한마디가 또 나에게 감동을 주네요.
"에니스, 당신은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
"벌써 오래전에 잡고 싶은 마음은 내다 버렸죠. 단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어요. 아직 어딘가에 물고기들이 있다. 바다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나일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려고 했던 프래니...
죽음의 순간에 영혼의 나일과 대화를 나누는데...
프래니에게 나일이 하는 말, 아니 프래니 자신이 프래니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우리가 돌봐줄 수도 있어요."
"뭐라고 했어요?"
"당신이 내게 보여 줬잖아요. 우리가 용기만 낸다면 얼마든지 돌봐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제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직 있어요. 야생 본능이 아직 남아 있어요."
"나를 기다려 줄 수 있어요? 그저 조금만 더 오래?"
"언제나 기다릴 거예요."
아직은 아니었다. 새들이 있었다. 아직 사라지지 않고 하늘을 나는 한 내가 목숨을 던질때는 아니었다. 내게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있어요. 당신에게 보여 줄게요.
에필로그에서 드디어 만나요.
아빠와 프래니...
"어디로 갈까?"아빠는 물었다. 그의 아주 강한 호주 억양이, 정말 놀랍게도 그 억양이 나를 순식간에 향수로 가득 채웠다. ...
그가 저지른 짓과 그로 인해 그가 갇혀 있는 동안 이 사람을 증오하면서 보낸 세월이 떠올랐고, 그와 똑같은 짓을 저지른 내가 그와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를 깨닫고 나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며 보낸 세월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게도 가족이 있기를, 단 한 명이라도 있기를 바라며 보낸 세월이 생각났다.
이 책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인 듯 해요.
에필로그에서 아빠와 프래니가 만나서 스코틀랜드로 떠나거든요.
"당신에게 보여 줄게요."했던 프래니는 아빠와 함께 어떻게 지낼지 궁금해지네요.
북극제비갈매기에겐 미안하지만 북극제비갈매기보다는 주인공 프래니에게 더 집중해서 읽었네요. ㅎ
현재, 과거, 현재, 과거 이렇게 겹쳐서 이야기 구성이 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요.
그래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