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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휴학하지 않았다면 대학교 4학년생으로 한창 취업 걱정을 하고 있을 나이.

하지만 난 과감히 휴학을 선택하였고, 현재 우리 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 할인 마트 문화 부분에서 일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저 해외여행에 쓸 경비와 학자금 마련인데, 그 이상의 것을 보고 배우고 있어 지금도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는 일이 서비스 업이다보니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지만, 간혹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남들이야 피해를 입던 말던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자들. 어쩜 그렇게 자기 생각만 하는지 따져 묻고 싶을 지경이다.
마트에서 일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는데 의외로 몰지각 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나 그 사람들 욕하는 나 자신이나 배려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제목부터가 눈에 딱 들어왔다. '배려' 한동안 배려라는 말을 쓴 적이 없어 어색하기도 했지만, 지금 내가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읽기 전에는 책 내용이 윤리 교과서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나의 예상이 완전히 틀렸다.
위차장이라는 인물의 사는 이야기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배려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위차장이란 인물도 잘나기야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났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영 아니었다.
그저 출세와 성공만 알았지 인간관계라든지 남을 위한 일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남을 짖밟아야 내가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인데 오죽하겠는가.
그랬던 그가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인 1팀의 차장으로 승진하고, 회사 고문자인 인도자를 만나면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나도 처음엔 위차장처럼 요즘 같은 사회에는 내가 경쟁에서 이겨야 살 수 있고, 그 경쟁은 보이지 않는 무한 전투라고 여겼다.
그 속에 피어나는 인정이라는 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나와 위차장이 1팀 멤버들을 처음 대했을 때, 한심스러움 그 자체였다.
구조조정 1순위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걱정이나 불만만 토로할 줄 알았지 틈만 나면 잡담에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1팀 멤버들이 나도 답답했다.
항상 공자왈을 외치시는 부장님은 어쩜 그렇게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시는지 모르겠고, 그걸 따지고드는 요술공주나 하릴없이 인정만 많은 직업조문객, 그리고 조구라가 1팀의 구성원이다.
그들은 6개월동안 일정 실적을 못올리면 팀이 공중분해가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는데 내게는 그런 그들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런지 의문이었다.
그런 그들은 공자왈의 배려라는 큰 가르침으로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누구보다 위차장은 팀원들에게 보고 느낀점과 인도자에게서 받은 가르침으로 그동안 무미건조했던 그의 삶을 180도로 전환 할 수 있는 큰 기쁨을 맞이한다.
그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사소한 배려에서 큰 배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배려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사실 큰 배려라고 말할 것까진 없고, 사소한 배려, 작은 배려들이 모여서 큰 일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은 작은 배려로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난 손해 보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 작은 배려가 쌓이고 쌓여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온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고 나도 위차장과 같은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작은 배려를 실천에 옮겼다.
내 알량한 자존심 내지는 나와 의견이 맞지 않아 틀어졌던 4명의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난 잘못한거 하나 없다며 따졌을 나지만,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간 것이다.
위차장이 진심으로 다가가 아내와 다시 화합한 것처럼 나도 잃었던 친구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떴다.

누구나 작은 배려를 베풀고 나누다보면 하나, 둘 여럿이 좋아진다. 그러다보면 결국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어 나도 살지 좋아지는 것이다.
그렇게 만드는 작은 힘이 바로 배려이다. 벌써 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어제만해도 적이었던 우리는 어느새 서로 정답게 얘기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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