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연애 이따위 완전 반대했었는데, 왕의 남자를 보고 나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라고 다같이 걸걸하고 사내다운 건 아니니까..
공길이는 그야말로 여자보다 더 고왔다. 장생이야 말로 사내중에 사내이고 이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여느 남녀관계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광대이다. 사람들을 웃기고 돈을 버는 광대.
왜 옛날 어른들은 그들을 그리고 천대하고 업신여겼는지, 그놈의 사대부 정신 때문에 어지간히 여러사람 잡는다.
그런 천대 받고 업신여기는 광대짓을 해도 그 일에 보람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는 공길과 장생은 나에게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아직도 사람들이 춤춘다고 하면 딴따라 짓한다고 업신여기는 판에..
나라면 아마 공길이나 장생이 처럼 못했을 거다..
공길이와 장생의 직업정신을 이어 받으려면 아직 멀었다..
눈이 먼 장생이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공길이 답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야 두 말 할거 없이 광대.. 광대지!!"
남이야 뭐라고 떠들던지 말던지..
자기 분야에서 죽을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면..
설령 죽더라도 후회는 없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깨달았다.
아무튼 취미생활이 광대와 비슷한 나에게는 남다른 감동을 안겨주는 특별한 영화였다.
30번이나 봤다는 어떤이. 3번이나 극장에서 본 친구.
그리고 DVD까지 구입한 나까지.
우린 모두 왕의 남자 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