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오늘 받아쓰기 숙제 다 했어?”
“조금만 더 있다가 하면 안 돼요?”
“안돼! 하고 놀아!!”
조그맣고 통통한 손가락으로 연필을 놀리며 입은 삐죽 나온 채 공책에 글씨를 쓰는 딸아이.
나는 보지 않는 척하면서 거실에서 딸아이의 숙제를 몰래 지켜보고 있다.
가끔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숙제를 하는 여덟 살 딸아이가 귀여워 숙제검사를 하는 눈이 반달이 된다.
“엄마! 다 했어요”
“그래, 수고했어.”
이런 풍경이 사라진지도 10년이 다 되어 간다. 조그맣고 통통한 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