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잘라드립니다.(탈 벤 사하르/서유라) 4월 9일
걱정을 잘라 행복에 이를 수 있을까? 자르는 손보다 머리를 맡기고 있는 손님이 더 편안해 보이는 표지다. 넘쳐나는 걱정들을 함께 잘라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책을 펼친다.
저자 탈 벤 사하르는 하버드대학교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두 수업 ‘긍정심리학’과 리더십 심리학을 담당한 교수로 행복학의 대가이다. 하버드에서 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전 세계를 돌면서 리더쉽과 행복, 마음에 대해 강연을 진행해 왔다. 저서로는 <해피어>와 <행복은 미루지 마라>가 있다.
이발사 이비와의 이야기를 특유의 통찰력과 행복함으로 엮어내고 있다. 이발사 이비의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2년간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래서 처음 나오는 이야기도 ‘평범한 이발사가 들려준 일상의 가치’이다. 흐름이 중요한 책이 아니라 제목에 따라 그날 그날 골라 읽어 보는 맛도 신선할 것 같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요, 직접 만나서든, 인터넷을 통해서든,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더럽힌다고요”
“저는 아이들에게 가끔씩 아빠도 남을 상처 입히며 후회한다고 솔직히 말해요. 하지만 언제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 붙이죠”
상처는 결국 자기 자신을 더럽힌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상처를 주기 위해 의도적이였던 아니였던 나를 더럽힌 거다. 지난 상처들이 떠올라 내 몸을 한번 쳐다본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아비의 말의 울림이 크다. 어제보다 오늘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뢰를 주는 거죠. 친구일은 저를 무척 슬프게 했어요”
“하지만 그 일로 제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지진 않을 거예요. 신뢰를 주는 삶은 제가 택한 인생의 방향이자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싶은 방식이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의 행동에 좌우되지 않아요”
신뢰를 주는 삶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좌우되지 않는 삶의 단단함, 용기가 무척 부럽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에 너무 신경을 쓰는 나는 어쩌면 인생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만의 열망을 품고 꿈을 꾸는 태도는 그 자체로 우울과 불행을 해소하는 결정적인 해결책이다. 장기적인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꿈의 결실이 아니라 꿈을 갖고 그것을 추구하는 태도였다. 행복을 얻기 위해 반드시 성공하거나 큰 성취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것뿐이다.
오랜 동안 방치해온 꿈에게 다시 물을 주고, 가꾸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구절이다. 아침마다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에 몇 번이나 감사 했었나 부끄러움도 밀려온다. 오늘 꿈을 꾸는 행복한 삶을 감사하자.
처음 책을 펼칠 때는 실질적인 걱정을 제거하는 법을 기대했었는데, 마지막까지 읽고 나자 아비의 미용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가도 누구라도 편안하게 웃으며 차를 대접하고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 아주 단순하지만 잘 잊게 되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큰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화가 날 때는 젖소를 상상하고, 길을 잃은 것 같을 때는 등대 같은 자신의 삶의 목표이자 장소를 찾으며 힘을 내봐야지 다짐하게 된다. 일상에서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행복으로 채우고 싶다면 이 책을 가까이 두자. 먼 타국의 아비가 내게 귓속말처럼 속삭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