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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도서] 삶을 견디는 기쁨

헤르만 헤세 저/유혜자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가진 지혜들을 얘기해 주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는 누구나 많은 고통이 있고, 짊어져야 할 짐이 있다. 이 책은 그런 고통과 짐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어떻게 덜어내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삶을 처음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서 두렵고, 적당하기에 두려우며, 늙었기에 두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 두려움을 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나보다 먼저 경험해 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 책은 헤세 본인이 인생을 대하는 방법을 보여 준다. 그는 삶을 즐기기보단 이겨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왔다. 그가 삶을 즐기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헤세는 삶을 견뎌내기 위해 삶을 즐겼다. 그의 삶에는 오늘을 견뎌내기 위해 내일의 일은 잠시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내일을 견디기 위해 오늘에게 고통을 줄 때도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이룬 것 같던 세계적인 작가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즐길 수는 없다. 누구는 이것에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가 우리보다 먼저 삶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나는 헤르만 헤세를 좋아한다. 비록 그가 집필한 책을 모두 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쓴 책은 기억 속에 대부분 남아있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담담하고 잔잔한 흐름에 조금 당황했다. 소설책이 아니니만큼 큰 기승전결이 없고, 놀라울 갈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헤세의 소설만 봐 왔던 나의 입장에서 헤세의 에세이는 아주 특별하면서도 특이한 글이었던 것이다.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즈음 나오고 있는 양산형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신청한 이유는 오로지 헤르만 헤세의 책이었기 때문이지 에세이를 좋아해서는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에세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예전에 친구가 “헤르만 헤세는 그냥 말하는 것도 고전 같다.”라고 한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무언가 다를 거라는 기대는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다를거라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이 책을 읽고 헤세의 책들 중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떠올렸고, 서둘러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 이 책은 가히 내게 충격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제일 처음 순서부터 시간에 대한 강박을 얘기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빠르게’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쾌락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즐거움은 점점 줄어든다. 헤세는 이렇게 우리가 취미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부정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너무 과도한 방법으로 여가를 즐기려고 한다고 말한다. 즐기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여가를 즐기기 위한 행동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노력을 요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헤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절제’를 말하였다. 굳이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이다. 

 



  세상을 다 살아내기 전부터 세상을 다 산 것만 같은 느낌을 준 헤르만 헤세. 이 책을 읽으면서 헤세가 얼마나 단호하고 다정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는 우리는 어차피 죽는다는 것을 반복하며 알려 주고 있지만, 그 삶 안에서 최선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 또한 이야기해 주고 있다. 수많은 글을 쓰며 여러 명의 인생을 살아온 그가 말하는 삶의 방식이라면 꽤 믿음직스럽지 않은가? 삶을 즐기려 노력하는 것에 지쳤다면 이 책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즐기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시대에서 이 책은 당신에게 해답을 줄지도 모른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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