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혼란스러운 관계로 구성된 소설이었습니다.
의사 모모와 아홉살 연하 사바사키. 그리고 모모의 절친 히비키.
히비키의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걸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히비키의 엄마 카즈네와 인터넷으로 만나 동거를 시작한 야마구치는 동거를 위해 30년 결혼생활을 청산한 남자.
사바가지는 모모, 히비키 포함 만나는 여자마다 사귀려고 하고.
모모의 언니 요우는 엄마 유키와 사이가 극히 나쁘고 ……
돌아가신 카즈네의 집에 세들어살던 여대생 아즈미 포함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들락날락.
백년해로와 졸혼. 이혼과 금혼식이 상존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이 이야기가 어쩌면 실생활과 맞을 수도 있지만. 수시로 만나는 사람마다 사귀려고 드는 사바사키를 용인하는 또는 받아들이는 모모와 히비키 포함 이해관계자들이 이해 안 되기는 매한가지.
아마도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혼과 재혼을 여러 번 하는 사람들을 쉽게 이해할 수는 없을 듯요.
우엣든 각자 생각과 사람과 상황에 대한 판단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과 각자의 입장이 다름을 생각하게 하는 어찌 보면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낸 소설이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이라 다른 것보다는 지금 일본과 한국이 겪고 있는 일상과 문화와 생각이 다른 것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30 년 결혼생활을 무(제로)로 돌릴 정도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간절했나?
이 여자 저 여자 좋다고 하는 남자를 좋아할 수 있나?
엄마와 사귀었던 남자를 딸은 인정하고 사내는 배척하는 이유는?
네 자녀의 엄마인 히비키를 왜 큰 딸 미쿠는 그렇게 힘들게 하는가?
적당히 잘 하던 큰 딸을 엄마가 미워하게된 또는 벽을 쌓게 된 이유는?
에이스케는 72 살을 넘어서도 계속 이렇게 무난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자기 친구와 사귀던 남자와 결혼할 수 있나?
... 등등 많은 질문이 남네요.
그럼에도 모모네 집에 들러 재워달라고 말하는 미쿠, 그래도 엄마 친구집으로 갔으니 심각한 가출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다시 돌아가신 외할머니 집으로 갔으니 그 또한 심각한 가출은 아니라고 하지만 두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면 그건 심각한 가출 아닌가? 그럼에도 <집 떠난 뒤 맑음>을 읽어서인지 미쿠의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게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마구치와 이혼한 전 부인은 그가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자신의 부인보다 인터넷으로 만난 여인이 더 좋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상황. 아무래도 다른 측면을 생각할 간접 경험(독서)이 필요하지 싶네요.
우엣든 내가 모르는 삶의 이면과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때로는 나와 달리 심각한 상황들을 읽고 보고 맛볼 수 있는 소설. <벌거숭이들>이었습니다. 다 보여주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으니 다 보여준 것은 아닌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