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프로 바둑기사의 책을 읽으며 그 어린 이세돌이 이렇게나 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마흔이니 그럴만도 하다. 정말 어린 아이들이 커 가는 것을 보면 세월 참 빠르게 흐른다 알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을 주었다. 그도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었다니. 사실 바둑을 둘 줄도 모르고 바둑에 별 관심도 없었지만 아들이 8살이 되고 딸도 바둑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서 바둑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이세돌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바둑스타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창호와 달리 공격적인 그의 바둑스타일도 헤어스타일까지도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보이며 외진 섬에서 아버지의 바둑을 훈수로 배우며 바둑의 교과서같은 어려운 책들을 독학하다시피 다 통달했던 그 어린시절을 보면서 열살도 안 된 나이에 정말 제대로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인지 잘 아는 어른으로서 김연아나 박태환처럼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살도 되기전의 어린 나이에 서울로 유학을 가고 12세에 프로기사로 입단하여 28세까지 세계대회에서 1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슬럼프 기간을 거쳐서 다시 복귀한 뒤에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그이다.
어린 시절 누이의 무릎에 앉아서 누나가 무릎이 아프도록 열심히 바둑에 몰입했던 한 아이의 역사가 오롯이 그려지는 이 책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읽어도 무척 좋을 책이다. 요즘 아이들은 집중도 몰입도 잘 못 하는 경향이 있다. 되던 안되든 자신이 풀어야 할 일들을 학원에서 강사들이 해결해 주거나 부모가 공부 외의 것에는 몰입하기 어렵게 하니 말이다. 정말 답답하지만 내 자신도 아이들을 점점 공부를 강조해 가고 있으니 입시제도 자체가 문제인 것인지 정말 맑은 하나의 물방울방울같은 아이들의 미래가 온통 천편일률적인 세상에서 매우 신선한 책이었다. 이세돌씨도 반항기 비슷한 시기가 있었고 슬럼프가 왔지만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한 남자로서 그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재기에 성공한 그의 모습은 나태해지는 일상에 본보기가 되었다. 한 인간으로서 점점 성숙해지는 그의 모습을 그의 글로 만난다는 것은 참 흐뭇한 일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