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한쪽에 마스다 미리전을 하고있던 적이 있다.
귀여운 일러스트라고는 생각했지만
글씨가 크고 빈 공간이 많은 책은 어른에게 어울리지 않지-하는 생각에 책만 몇번 뒤적이다 지나쳤었다.
하지만 그런 글씨도 얼마 없고 빈공간도 많은 책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가볍지만 따뜻한 이책이 끌리던 오랜만에 비가 오던 어제같은.
쓰치다는 인생의 의미를 찾느라 고민한다.
매일 밤 질문을 던지고는 이내, '그런 생각을 하는 밤도 있다'라는 거지- 하며 답을 찾길 포기한다.
-나는 다른 누구보다 낫다?
다른 누구보다 나으니까 행복하다.
???
뭔가 아니야.
그런 삶의 방식은 아닌 것 같아.
-'내일이 아직 무엇 하나 실패하지 않은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
By 빨강머리 앤
-이렇게 나의 하루는 끝나간다.
언젠가는 끝날 나의 인생은
지나가는 수 많은 하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나의 인생
이럴 리가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이 정도면 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내가
단 한가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내 인생은 한 번뿐이며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뿐
누구보다 나은 인생 같은 것이 아니라
나, 개인의 문제겠지.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아무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룻밤을 자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어떤 인생으로 완성해 갈 것인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오히려 인생 쪽에서 '어떻게 할 거야?'하고 내게 묻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 물음에 또박또박 대답하다보면
나의 인생이 된다.
쓰치다가 결국 무릎을 탁 칠만한 답을 찾아낸 것은 아니다. 정확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낸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 과정속에서 '나의 인생'에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우주같은 내 인생은 아직 멀게만 느껴지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하루 하루, 그 하루만큼씩 가까워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