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재로서의 위엄을 뽐내듯 굉장한 두께에 압도감이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리스 철학부터 중세시대, 르네상스 시대, 그리고 현대철학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거의 모든(?) 철학 사상들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방대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철학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 환경, 정치, 문학까지 이야기하고 있어 책장이 불어나는 건 당연지사일 수도...
이 책은 '철학사전'같은 느낌이 든다. 만물의 지식을 담은 책이 백과사전인 것처럼! 저자의 주관은 최대한 배제되어있는 담백함, 객관적인 자료에 의거해 철학자들의 사상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그래서 보통의 책처럼 한 번에 다 읽어야 겠다는 욕심보다는 곁에 두고 오래도록 차근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드는 책이다.
인문학이 강조되면서 철학의 중요성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철학을 주제로 한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에 본 미국 드라마 <굿 플레이스>에서도 칸트, 데카르트 등 다양한 철학자들이 등장해 삶의 지혜를 전한다. 하지만 매체의 특성상 심도있게 다루지 못하다보니 수박 겉핧기 식으로 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젠 궁금한 철학자나 사상이 나올 때 마다 <틸리 서양철학사>를 펼쳐보면서 해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