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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도서] 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박오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일상에서 '예민'은 까칠하고 공격적이며 신경질적인 사람을 묘사하는데 주로 쓰인다.
예민한 사람을 떠올리면 책의 표지 속 고양이처럼 다가가기 어렵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사전에서 예민은 인지, 분석, 판단 능력이 빠르다는 의미가 앞선다.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남들보다 날렵하고 민첩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서로 한 예민 한다고 주장하는 친구와 나는
예민한 사람들은 그저 남들에게 폐끼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인데
피곤한 성격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예민하기 때문에 옹호하는건 아니고ㅎㅎ)

저자 박오하도 한 예민한다. 물론 좋은 쪽으로.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고, 누구보다 섬세하며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공익을 위해 직접 나설 줄 안다.
타인의 마음에 쉽게 공감하고 아픔과 즐거움을 나눌 줄 아는 마음씨를 가졌다.
그의 짧막 짧막한 글 속에 그의 취향과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말이 없고 가타부타 치근덕대지도 않는 그림을 보러 미술관에 다닌다.
화도 내지 않고 재촉하지도, 의심하지도 않는 꽃이 좋아 주기적으로 꽃을 산다.
집 밖에 나갈 때, 여행을 갈 때는 꼭 시집을 챙긴다. 잠들기 전, 시를 통해 마음을 챙기는 일을 잊지 않는다.

??나는 유별날 것 없는 평범한 남자다.
하지만 형용사 하나를 더해 볼 수도 있다. 바로 '예민한'.
여기서 예민함이란 남의 눈에는 별종이란 뜻이고, 내 생각에는 상당히 감상적이란 의미다.
-미술관 가는 남자, P15

쉽게 쓰는 말 한 마디,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죄스럽고 송구스럽다는 뜻의 '죄송합니다'보다는 담담하게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진심에 닿는다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보다는 '고맙습니다'를 더 즐겨 쓴다. 더 가깝고 포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절대'는 타인을 옥죄는 단어라고 느껴 쓰기를 피한다.

내가 쉽게 내던진 말에 타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상처받지 않도록,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진정한 '예민이'의 면모다.

하지만 예민한 개개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바꿀 준비를 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손가락질당하더라도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꼬박꼬박 불러 모은다. 지금껏 묵묵히 그래왔다.
-모두가 행복한 호칭中, P152

예민한 사람들은 불의를 참지 않는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누군가는 피곤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면 세상은 바뀔까? 아니다. 손가락질 당해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세상은 달라질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마늘을 다지든 손톱을 깎든 아니면 설거지를 하든 단조로운 일에 마음을 쏟는 건 언제나 유익하다. 쉬지 않고 돌아가던 두뇌가 편안히 쉬는 시간이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이면 그만이니 그곳에 생각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동작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면 된다. 다 끝냈을 때 시간이 흘러있다는 것. 그것만이 중요하다. 명상은 별 게 아니다. 시간이 시간답게 흐르게 하는 것이고 내가 나답게 돌아오는 일이다.
-<다진 마늘로 하는 명상>, P166

내가 요즘 느끼는 바가 딱, 쓰여져 있어 반가웠다.
예민이들은 쉽게 감정의 도가니에 빠지고 생각이 많아서 곧잘 피곤해진다.
그럴 때 일수록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단순 노동을 하는게 평안을 되찾는데 꽤 도움이 된다.
이곳 저곳 마음쓰느라 바쁜 세상 모든 예민이들을 위해!
단조로운 일에 시간을 쏟으며 마음을 다스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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