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보기 - 카트리네 마르살
1. 책 선정 이유
‘지구를 구할 여자들’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고 표지를 보고 내용이 너무 궁금해져 읽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의 업적에 대한 책이 많지 않은데 특히 과학기술사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여 반드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책 소개
본 책은 기술발전의 역사에서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들이 배제되고 혁신을 방해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여행을 갈 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바퀴 달린 가방인 캐리어,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전기차 등의 발명품들이 최초에 여성이 발명했음에도 당시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후에 발명했다는 남성들이 업적을 쌓게 된 경우 등에 대한 사례와 발명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직업, 기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내용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3. 책 후기
책을 열면 처음 마주하는 글자는 하얀 종이 가운데에 쓰인 ‘남자들에게’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 페이지를 보니 저자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자들에게’라는 5글자가 굉장히 공감이 갔습니다. 여성들은 물론이고 남성들이야말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명품의 기술발전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분야와 나아가 여성들이 저임금으로 근무하는 직업들이 여성들만의 직업으로 고정된 이유 등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이 만든 차별과 문제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사례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체계가 잘 잡혀있습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사회는 기술적인 것을 남성적인 것으로 바라보며, 여성의 기술이나 여성적이라고 여겨진 기술은 아무리 오랫동안 발전해왔다고 해도 정식 기술로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바느질을 잘하거나 요리를 잘하는 여성은 그 기술을 정식 기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할머니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라고 평가됩니다. 이로 인해 기술을 노력으로 발전시킴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고 직업적으로도 저임금 노동자로 분류됩니다. 이렇듯 여성이 여러 방면에서 존재감을 잃고 지워지며 배제되면 이는 기술의 역사에 있어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기술과 젠더의 문제를 노동으로 연결시키고, 기술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젠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고 현대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내용 중 여성을 무시하거나 목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여성들을 하찮은 존재처럼 여겼던 일들에 분노와 공감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어렸을 때부터 겪어왔을 차별들이 개인이 겪은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역사에 남을 일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처음은 흥미로운 발명품 사례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묵직한 내용들이 책을 위한 저자의 노력과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알려주었습니다. 고정관념과 차별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