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의 세대 :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어떤 이미지로 전시된 자신에 대한 흡족함은 결코 지속 가능한 행복이나 기쁨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시대는 전방위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입하고 그 이미지를 좇으라고 하며, 그 이미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 결국 그 이미지 속에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을 심어놓는다.”
?- 인스타그램을 종종 즐겨하고 있다. 한때는 조그만 화면속의 화려한 세계와 내 초라한 현실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도 그속에 속하고 싶어서 안달하던 때가 있었다. 어떤 시기 이후, 지금 나에게 이공간은 소중한 앨범이자 기록장이다. 물론 업로드되는 이미지는 다분히 일시적이며 전시적일때도 있지만 과거와 명백히 다른점은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전시가 아닌, 좋은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자기만족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일단 남의 피드자체를 잘 보지않게 되었다. 더이상 비교하지 않는다. 즉 중요한건 화려한 가상세계가 분명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진짜의 삶을 가상의 것 따위에게 박탈당하지 않고 온전히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 젠더에 대하여 : 바로 곁에 있는 사람 82년생 김지영?“물론 영화내에서의 몰카 문제라든지 성폭력 문제라든지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성차별적 억압등은 내가 겪어온 문제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에게는 그들이 놓인 결혼생활과 육아의 시적이라는게 곧 나의 시절, 나의 현실, 나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졌다. 그것은 우리의 문제이자 우리의 삶이고 내가 겪는 삶이기도 하다.”
?- 단언컨대, 성별이라는 기준으로 강요당해야 할 무엇이 있다면 나는 포기가 아니라 ‘거부’ 할 것이다. 내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느꼈 듯, 모두가(대다수) 느꼈을 터다. 82년생 김지영은 나의 이야기이자, 내 부모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페미소설 영화화라는 이유만으로 관람을 꺼려하던 이가 가까운 내주변에조차 있었다는 사실은 티는 내지 않았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서로 싸우는게 아니라 잘못된 사회로부터 만들어진 ‘문제’와 싸워야 한다.
?? 개인과 공동체 : 애도의 법정에서
“우리는 기꺼이 ‘미안한 어른들’이 되고자 했다. 언제 우리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의 이익이 아닌 타자들을 이토록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우리는 결코 그 슬픔을 잊어선 안된다. 애도는 이어져야 하며 사회는 지켜져야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과, 이 사회와, 이 사회에 위정자들을 끊임없이 애도의 법정에 세워야한다, 용서하지 않고 잊지않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 기억한다. 강의가 끝나고 책가지를 챙기면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보고 다행이네 하고 별일아닌듯 무심히 지나쳤던 그 순간을.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 숨막히도록 절박한 순간이었음을 깨닫고 아찔해졌던 그 순간 또한. . ?
바야흐로 개인주의 시대다. 공동체의 가치보다 나의 가치, 나의 권리가 우선시된다. 나 또한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로 정의하는데 자칫 개인주의를 외치는 이기주의자는 아닌지. 항시 경계해야하겠다. 자신을 보존하고 방어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정작 관심을 가져야할 일에 무관심하지 않은지.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일을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끊임없이 내면을 검열하고 외부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안함을 잊지 않는 개인으로서. 이제는 조금은 자란 어른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