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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eBook] 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저/유혜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설의 주인공은 민환이와 민매월 자매이다. 자매의 아버지인 민제우는 조선 제일의 수사관이라 불리던 인물로 제주의 한 마을에서 열 세명의 소녀들이 사라진 사건을 조사하다가 실종된 상태이다.

이에 민환이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남장을 한 채 제주로 향하고,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사이가 멀어진 동생 민매월과 함께 힘을 합쳐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단서는 아버지가 남긴 수사일지. 이 수사일지는 복선이라는 여인이 보내온 것으로 자매는 수사일지에서 하나씩 단서를 찾아내 점점 사건에 가까워져간다.

환이와 매월 두 자매가 만날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공녀'를 아시나요??

이 책의 모티브가 된것은 고려 시대 학자였던 이곡이 원나라 황제에게 공녀 제도를 폐지해달라고 쓴 편지라고 한다. 저자는 소설의 끝에서 역사적 배경을 밝히며 편지의 한 대목을 넣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듣자 하오니 고려 사람들은 딸을 낳으면 당장 딸의 존재를 들키지 않도록 숨겨서 지키므로 가까운 이웃조차 딸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사절이 올 때면 두려움으로 사색이 되고 (...) 군인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숨겨진 딸을 찾는데 (...) 붙잡혀 온 처녀들을 선발하려고 모으면 아름다운 이와 아름답지 못한 이가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뇌물을 바쳐 사절의 탐욕을 채우면 아무리 아름다운 처녀라 해도 풀어준다고 합니다. 한 처녀가 풀려나면 그 처녀를 대신할 단 한 명의 처녀를 찾기 위해 수백 가구에 대한 수색이 이루어집니다.

고려 말은 원 간섭기라 불린다. 그 시대의 왕 이름을 살펴보면 충렬왕, 충선왕 등 '충'자가 들어가는데 이는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의미이다. 고려에서는 원나라에 공물로 말이나 모피 등을 보내야했는데 아름다운 고려의 여인들 역시 공물로 바쳐졌으며 이들을 '공녀'라 부른다.

80여년 간 공식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끌려간 고려 여인의 수는 무려 2천명에 달하고, 이 악습은 원나라가 멸망한 뒤 명나라가 들어선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명에 끌려간 여인의 수는 공식적인 수만 해도 114명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조선시대인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공녀에 대한 내용이라고 해서 처음엔 고려시대만 떠올렸는데 조선 시대까지도 이어진 관습이라고 하니 그 시절 여성들은 얼마나 두려움에 떨며 살아갔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버지를 찾으러 배를 타고 제주까지 떠나는 민환이가 남장을 한 것도 조선의 시대상과 관련이 있다. 조선 시대 여성들은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으며 아버지나 남편등 남성 가족들에게 귀속되어 순종하며 살아야 했다. 그래서 민환이는 아버지를 찾아 먼 길을 떠나기 위해 남장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젠더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민환이와 민매월은 10대 청소년답게 넘치는 호기심과 용기로 사건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소설에서는 아버지의 실종사건과 함께 틀어진 자매의 사이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주어지는데 서로 질투하고 싸우고 그러다가도 화해하는 자매의 모습은 허주은 작가와 동생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환이와 매월 자매의 케미가 남달랐던 것 같다. 나처럼 실제 자매가 있는 분들이라면 소설을 읽다가 공감할만한 포인트가 많다.

나는 역사를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역사미스터리 소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단숨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제 허주은 작가는 연산군을 소재로 한 다음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한다. 다음 소설도 기대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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