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민진 작가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1권>을 읽었다.
이 소설은 <파친코>보다 먼저 나온 작품으로 이민진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민진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에 첫 장편 소설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을 출간했으며 이후 두번째 장편인 <파친코>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민진이 집필한 두 편의 장편소설은 뉴욕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 그리고 재일조선인의 삶을 다루고 있어 '코리안 디아스포라'라고 불리는데 현재 3부작을 완성할 세번째 작품을 집필중이라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미국 이민 2세대인 케이시 한이다. 케이시는 미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아름답고 유능한 여성이었으나 로스쿨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고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식으로 일을하며 지낸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케이시의 부모님은 보수적인 성격으로 케이시의 행동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말다툼을 벌이던 와중 케이시는 아버지에게 손찌검까지 당하게 된다.
아버지에게 쫓겨나듯 집에서 나온 케이시는 우연히 어린시절 교회 친구인 엘라 심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의사인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자란 엘라는 테드 김이라는 한국계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엘라는 테드에게 케이시의 일자리를 부탁하게 되고, 케이시는 테드가 다니는 회사의 인턴으로 입사하게 된다.
취업과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을 눈앞에 둔 케이시와 엘라에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케이시는 똑똑하고 아름답고 능력있는 여성이지만 이민 2세대이자 동양 여자라는 한계를 지닌 캐릭터다. 근면성실함을 무기로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보수적인 그녀의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케이시는 눈부시고 화려한 인생을 꿈꾼다. 비록 손에 남는 것은 카드빚 뿐이지만 말이다.
결코 친절하지만은 않은 이 사회 속에서 성별과 피부색, 학벌 등으로 계속해서 차별받으며 케이시는 매번 좌절하지만 결국 그녀는 이 과정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하나하나 터득해나가며 성장하게 된다.
1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엘라가 케이시 동생의 결혼식장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케이시가 보기에 아무것도 부족할게 없어보이던 엘라 역시 테드와 결혼한 이후 큰 고비를 맞게 되는데.. 엘라는 과연 다시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지 2권을 얼른 봐야할것 같다!
사실 책의 제목이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라서 관련 내용이 나오는지 주의깊게 읽었는데.. 케이시가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한번 그런 말이 나오고는 끝이었다. 이 표현은 '기득권층을 향한 세상의 호의' 그리고 '그 호의를 망설임 없이 누리는 그들의 태도' 두가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반대선상에 위치한 케이시는 세상의 호의는 커녕 친구의 선의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마치 끝이 없는 터널과도 같아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케이시에게 더 이입하게 되는것 같다. (넌 나랑 닮은 구석이 있어~)
부디 2권에서는 케이시가 이 터널을 통과하여 행복해지기를..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