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영하 작가님이 방송에서 추천해주신 것을 보고 읽게 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기록하려고 한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 출신의 작가로 '프라하의 봄'을 직접 경험했으며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이 소설의 배경 역시 체코에서 시작한다.
소설의 주요 인물은 네 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외과의사 토마시와 그의 부인 테레자, 토마시의 애인 사비나와 사비나를 추종하는 프란츠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 책의 제목같이 가벼움을 추구하는 존재와 무거움을 추구하는 존재로 네 명의 주인공이 나뉘게 되는데 토미시와 사비나는 가벼움, 테레자와 프란츠는 무거움 쪽이라 생각된다.
외과의사인 토마시는 작은 마을에 출장을 갔다가 술집 종업원인 테레자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열흘이 지난 뒤 테레자는 프라하에 사는 토마시를 찾아오게 되고, 갑자기 앓게 된 독감 때문에 일주일동안 그의 집에서 주저 앉게 된다.
사실 토마시는 이미 이혼한 경험이 있었고, 그동안 여러 여자들과 자유로운 만남을 추구하는 가벼운 삶을 살았던 인물인데 마치 강물에 떠내려온 아기처럼 보호본능이 느껴지는 테레자를 만나 결국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과는 별개로 그의 가벼운 삶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런 토마시를 지켜보며 힘들어하던 테레자는 소련의 침공으로 체코가 혼란에 빠지자 토마시와 함께 스위스로 떠나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토마시의 외도는 계속된다. 결국 테레자는 홀로 프라하로 되돌아오고 토마시 역시 결국은 그녀를 따라 돌아오게 된다.
한편 토마시의 애인이자 화가인 사비나는 유부남인 프란츠와 만나게 되는데 프란츠가 아내를 버리고 자기에게 오려고 하자 오히려 프란츠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가벼움에 반한 프란츠는 사비나가 떠난 이후 오히려 사비나를 더욱 숭배하게 된다.
(소설 결말 스포있음요)
소설의 뒷부분에서 토마시는 더이상 외과의사 일을 못하게 되고 유리창닦는 일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테레자와 시골에 가서 살게 된다. 그리고 두사람은 교통사고로 함께 생을 마감하게 된다.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두사람이 서로에게 존재의 무게를 더하며 아웅다웅 힘겹게 살아왔지만 어떻게 보면 허무하게 삶이 끝나 버린 것이다.
프란츠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허무한 죽음이었다. 그는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그곳에서 돈을 달라고 하는 낯선 남자들에게 머리를 맞고 쓰러져 죽고 만다. 결국 프란츠는 그가 버렸던 아내의 얼굴을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눈을 감는다.
삶이란 그렇다. 지금 온갖 역할과 무게에 두 어깨가 눌려있을지언정 당장 내일이면 삶이 끝나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한번 뿐이지만 동시에 참을 수 없을만큼 가벼운 우리 삶의 무의미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살아있는 신화가 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앞으로도 오래 사랑받는 고전이 될 것 같다. 아직 안읽으셨다면 꼭 읽어보시기를!